'폭염 속 사투' 포르투갈 산불 확산…리스본보다 큰 면적 불타

입력 2018-08-07 18:26
'폭염 속 사투' 포르투갈 산불 확산…리스본보다 큰 면적 불타

소방관 1천500명 진화작업 난항…주민들 긴급대피했지만 24명 부상

산티아고길 순례 40세 독일 남성 숨져…스페인 폭염 사망자 7명으로 늘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폭염으로 인한 포르투갈 남부의 대규모 산불이 잦아드는 듯하다가 다시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40세 독일인 여행객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등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7명으로 늘었다.

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당국에 따르면 남부 몬시케 지방의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

당국은 밤사이 1천500여 명의 소방대와 군인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는 한편, 몬시케 지역의 주민을 긴급 대피시켰으나 주민 24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포르투갈 정부는 하루 전만 해도 몬시케 지방 산불의 불길을 어느 정도 잡았다고 판단했지만, 하루 사이에 바람이 다시 강해지면서 산불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지역주민인 에우랄레스 누네스 씨는 로이터통신에 "공포영화 같은 상황이다. 사방에서 불똥이 떨어지고 있으며, 하늘은 검은 구름과 재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이웃 나라 스페인도 산불진압용 항공기를 포르투갈에 빌려줬지만, 산불을 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몬시케 지역의 산림 1만5천∼2만 헥타르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인 리스본보다도 큰 면적이다.

포르투갈 남부 지역은 4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소방대가 진화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도 기온이 약간 내려가기는 했지만,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내무부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전국에서 7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에 목숨을 잃은 사람은 지난 5일 순례자의 길로 유명한 산티아고 길을 걷던 40세 독일 국적 남성이다.

스페인 동부 엑스트레마두라 지역의 길을 걷던 이 남자는 열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스페인 남서부 우엘바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바람이 잦아들고 낮 최고기온이 40∼42도로 내려가면서 소방대가 진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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