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4년 전 남녀 동반우승 농구 '인천 영광 다시 한 번'
여자 남북 단일팀 구성해 금메달 도전…3대3 농구도 정식 종목 채택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농구는 단체 구기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남녀가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한 남자 대표팀은 결승에서 이란에 79-7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또 위성우 감독이 이끈 여자 대표팀 역시 결승에서 만난 중국을 70-64로 제압하고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승 감격을 누렸다.
당시 인천에서 야구-소프트볼, 축구는 남자만 금메달을 땄고, 배구와 핸드볼은 여자만 시상대 맨 위에 오르며 남녀 대표팀 희비가 엇갈렸다.
그런 만큼 다시 아시안게임을 앞둔 남녀 농구 대표팀의 정상 수성에 대한 의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여자 대표팀은 남북 단일팀을 구성, 이번 대회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허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남자 대표팀은 귀화 선수 라건아(영어 이름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존재가 눈에 띈다.
올해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라건아는 2012년부터 국내 프로 리그에서 뛰면서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해왔다.
2017-2018시즌에는 서울 삼성에서 평균 24.5점에 13.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다음 시즌부터는 울산 현대모비스로 옮겨 시즌을 치르게 된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는 오세근(인삼공사), 김종규(LG), 이종현(현대모비스) 등 국내 정상급 센터들이 부상 등으로 불참해 라건아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또 허재 감독의 아들인 허웅(상무), 허훈(kt)이 대표팀 엔트리 12명에 들어가 있어서 '부자(父子)'의 금메달 합작 가능성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금메달 전선에는 중국, 이란, 일본 등이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여자 대표팀은 남북 단일팀을 꾸렸다.
남측 이문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북한에서는 정성심 코치가 코칭스태프를 구성했고 남측 선수 9명에 북측의 로숙영, 장미경, 김혜연 세 명이 합류했다.
특히 로숙영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에서 득점 1위에 오른 선수다.
7월 통일 농구를 직접 관전하고 돌아온 국내 농구인들이 로숙영의 기량에 대해 "한국 프로리그에서 뛰면 최고 연봉을 받을 만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다.
우리로서는 다행인 것이 아시안게임이 끝난 직후인 9월 22일부터 스페인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기 때문에 중국, 일본 등이 '정예 멤버'를 보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세계선수권과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중국, 일본이 2진을 파견한 전례가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중국, 일본에 다소 밀리지만 이 두 나라가 2진을 파견하고 남북 단일팀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 2회 연속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몽골, 인도네시아, 태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됐고, 여자 남북 단일팀은 대만,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인도와 함께 역시 A조가 됐다.
남자 대표팀은 14일 인도네시아, 여자 단일팀은 15일 역시 인도네시아와 각각 첫 경기를 치른다.
한편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3대3 농구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열린다.
남자 3대3 대표팀은 정한신 감독이 지휘하고 김낙현(전자랜드), 안영준(SK), 양홍석(kt), 박인태(LG) 등 프로 선수들이 대표팀을 꾸렷다.
또 여자 3대3 대표팀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화순 씨가 팀을 이끌며 최규희, 김진희(이상 우리은행), 박지은, 김진영(이상 국민은행)이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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