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검열 인터넷 문화' 젊은층에 고착화"

입력 2018-08-07 15:19
"중국 '검열 인터넷 문화' 젊은층에 고착화"

NYT "페이스북·구글·트위터 없는 다른 웹 공간에 살아"

스탠퍼드·베이징대 조사 "중국 젊은이들 정보 검열 무관심"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중국의 대다수 젊은이는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이 없는 웹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웨이보, 바이두, 위챗, 틱 톡(쇼트 비디오 플랫폼) 등을 이용하면서 중국 이외 지역 사람들과는 격리된 다른 웹 공간에 살고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 당국이 수 천개의 외국 웹사이트를 차단하면서 강도 높은 이데올로기 통제를 벌인 결과다.

'인터넷 검열'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도 별반 없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베이징 대학의 경제학자들이 최근 베이징 거주 대학생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중국 젊은이들은 인터넷 검열에 무관심하거나 당국의 조치를 이해 또는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검열을 우회할 수 있는 무료 도구를 제공했지만, 거의 절반의 학생이 이를 이용하지 않았고, 이용한 학생들의 경우에도 차단된 해외 뉴스 사이트는 검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보고서는 "중국에서의 검열이 효과적인 이유는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애초부터 그런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래퍼를 꿈꾸는 웬 셍지안(14)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래퍼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일부는 자기네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을 봤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개발도상국이며 사회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서도 아버지의 친구가 "중국적 사회주의 발전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그 웹사이트가 막혔다는 말을 했다. 나도 그것들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는 중국 공산당이 언론과 학교 교과서를 통해 항상 반복해 가르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중국 텐센트가 2000년 이후 태어난 1만 명의 중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0%가량이 '중국이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있으며, 매일 더 좋은 나라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의 같은 비율이 자신들의 미래를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베이징 인근 바오딩에서 부동산 웹사이트 운영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센 야난(28)은 NYT 인터뷰에서 매일 저녁 스마트폰으로 한국 드라마를 2시간가량 시청하지만, 뉴스 앱은 깔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일본을 여행했을 때 구글 지도를 이용한 적이 있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면 외국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앱에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이다.

센의 친구는 가끔 뉴스 앱을 통해 지구촌 소식을 듣지만 많은 나라들이 전쟁과 폭동으로 얼룩진 것을 보면 "중국이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0년 연설에서 "새로운 세기에 자유는 휴대전화와 케이블 모뎀에 의해 퍼져나갈 것"이라며, 인터넷의 성장으로 중국이 미국과 같은 열린 사회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실은 클린턴의 희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중국은 이제 AI 등 첨단 IT의 강국으로 떠올랐지만,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은 올해 상반기에 3천 개가 넘는 웹사이트의 라이선스를 중단하거나 차단했다.

구글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검열된 검색엔진을 중국 정부가 허용해 주길 희망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최근 저장성에 자회사 설립을 승인받았다가 취소되기도 했다.

NYT는 그러나 "이들 웹과 사이트가 중국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중국 젊은층의 냉랭한 반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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