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중개소 집중 단속 착수…첫 타깃은 '용산'(종합)
용산·대치동 일부 중개업소 단속 소식에 철시…정부 단속지역 확대 검토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고은지 기자 = 최근 서울 집값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7일 서울 중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용산에서 공인중개 업소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합동 단속에 착수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관계자들이 용산 신계동 일대 중개업소를 돌며 단속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3일 서울 집값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서울시와 합동 시장점검단을 구성,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그 첫 단속 지역이 서울 중에서도 용산으로 정해진 것이다.
합동 단속반은 이날 용산구 신계동 e편한세상 등 주요 아파트 단지의 부동산중개업소를 상대로 다운계약 등 투기를 조장하는 불법행위를 집중 조사했다.
신계동 e편한세상은 최근 실수요자 및 투자수요자들이 몰리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 통합개발과 용산 개발 마스터플랜 공개 방침 이후 1억원 이상 올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서울역∼용산역 철로는 지하화하고 지상 공간을 개발한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최근 철도 인근 지역 부동산이 과열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 용산구 문배동 쪽에 단속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쪽으로 나와서 당황했다"며 "오전에 정부 합동단속반이 들어와서 계약 관련 서류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신계 e편한세상 일대 중개업소들은 이날 오전 정부 단속 소식이 전해지며 상당수 문을 닫았다.
신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집값이 들썩이면서 정부 단속예 예민한 상황"이라며 "특별히 문제 될 만한 거래는 없지만 계약서 문구를 놓고 하나하나 따지면 트집 잡힐 일이 있을지도 몰라 문을 닫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거래한 게 없고 (단속에) 걸릴 것도 없어서 그냥 문을 열어놓고 있다"며 "단속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용산을 시작으로 점차 단속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시장 과열 지역을 중심으로 국토부가 직접 조사에 참여해 주택 거래 신고내역과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함으로써 미성년자와 다수 거래자, 업다운 계약 의심거래 등을 가려내고서 집중 조사를 벌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첫날이라 단속반이 신계동 일대만 방문했고 다음 단속 지역과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주택 시장을 면밀히 살피면서 단속을 넓혀가되 수시, 불시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단속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집값이 급등한 강남, 용산, 여의도 지역의 중개업소들도 합동단속반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중개업소는 이미 지난 6일부터 문을 닫고 전화 영업만 하고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고 언론에서 주목받기도 해서 단속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문을 닫고 있다"며 "정부가 말한 업다운 계약이나 주택거래 신고내역 등에서 위반 사실은 없지만 단속이 나오면 번거로워질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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