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코트라 해외무역관, 병역법 위반자 2명 채용"

입력 2018-08-07 14:00
수정 2018-08-07 17:19
감사원 "코트라 해외무역관, 병역법 위반자 2명 채용"

"저성과 5개 해외무역관 폐쇄 검토해야 하는데 방치"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대한민국 국적임에도 병역의무를 저버리고 국외에 체류하면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무역관 현지직원으로 일해온 남성 2명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들은 병무청 허가 없이 국외에 장기체류해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 중지된 상태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한국관광공사 및 코트라 기관운영 감사보고서'를 7일 공개했다.



코트라는 86개국에 127개 해외무역관을 운영하고 있다.

병역법에 따르면 25세 이상 군미필인 병역의무자가 병무청의 허가를 받고 국외여행을 하다가 기간 내에 귀국하기 어렵거나, 25세 이전에 출국했으나 25세까지 귀국할 수 없을 때는 병무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긴 사람은 40세까지 국가·지방자치단체·기업체에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고,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하도록 규정돼 있다.

감사원은 해외무역관에 근무 중인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 현지직원들을 대상으로 병역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2014년 4월 A무역관이 채용한 B씨와 같은 해 6월 C무역관이 채용한 D씨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각각 2014년 1월과 2005년 5월 고발됐으며,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아 기소중지 상태로 확인됐다.

B씨는 2013년 11월까지 국외여행을 하는 것으로 병무청 허가를 받아 출국한 뒤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았고, D씨는 1999년 9월 출국한 뒤 18세가 지난 뒤에도 허가를 받지 않고 국외에 체류 중이다.

감사원은 코트라 사장에게 "앞으로 해외무역관에서 병역법 위반자를 채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치했다.

또, 해외무역관 현지직원의 기본급 초임 및 경력 가산금에 대한 기준이 없어 무역관별로 형평성이 결여된 점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가령, 미국 내 무역관들이 동일 학력·경력을 가진 현지직원을 채용했고 하는 일이 비슷한데도 기본급 초임의 차이가 최대 월 700달러에 달했다.



감사원은 국가수출액·수출창출액·대한(對韓) 투자신고액 등 시장가치 실적이 저조하고, 전략적 존치사유도 없는 5개 무역관에 대해 폐쇄 여부 등 효율적 운영방안을 검토해야 하는데 아무런 검토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트라가 국내 청년 인재의 해외취업을 지원하고자 2015년부터 매년 2회 국내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취업박람회(총 집행액 22억원) 초청 기업 선정도 부적정하다고 꼬집었다.

공사는 초청 기업에 항공료와 숙박비 등을 지원해 구직자와 면접기회를 제공하고, 그동안 779개 해외기업이 참여해 223개 기업이 423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박람회에 3회 이상 참여했음에도 채용실적이 전무한 기업 20곳과 사전에 공고한 정보와 다른 조건으로 채용해 민원을 야기한 기업들에 대해 참여제한 등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또, 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국가는 기업이 취업비자 발급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사실상 취업이 어려우므로 비자발급을 지원하는 기업을 우선해서 초청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이와 관련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밖에 감사원은 한국관광공사 직원 5명이 병가를 승인받은 뒤 병가 기간에 하와이, 괌, 뉴욕 등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적발,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관광공사 사장에게 요구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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