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축 453만 폐사…정부, 축사 냉방 장비 지원
농가 피해 줄이기 안간힘…급수대책비 48억원 더 준다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40도에 육박하는 유례 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40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폐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가 농가 돕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 대응 농축산물 수급 안정 비상 TF'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농촌진흥청·농협 등과 함께 폭염 피해 최소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축산 농가에서는 지난달부터 계속된 이번 더위로 전날까지 무려 453만 마리에 이르는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5%나 많은 수치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축사 냉방 장비를 농가에 추가 지원하기로 하고, 지자체 수요조사를 토대로 축산시설현대화사업을 위한 국비 60억원을 풀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한우 1천200㎡, 돼지 3천200㎡, 육계·산란계 5천㎡, 오리 7천㎡ 이하 등 중·소규모 농가다. 농가당 300만원 이내 범위에서 국가가 30%를 보조한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지원하는 냉방 장비는 축사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설·장비로, 선풍기·쿨링패드·안개분무·스프링클러·차광막·냉동고 등이다"라며 "시설 공사가 필요 없거나 간단한 교체로 설치가 가능한 장비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또 농진청과 지자체로 이뤄진 5개반 55명의 정부합동지원반을 꾸려 농가에 필요한 장비를 신속히 지원할 방침이다.
더위는 계속되는 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농가의 물 관리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미 지난달 27일 관정 개발과 살수차 운영 등을 위한 급수대책비 30억원을 지원했지만, 당분간 폭염을 해소해 줄 만한 비 소식이 없자 48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요즈음 같은 무더위에는 물 관리가 특히나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급수 장비·인력 확보가 어려워 급수 비용이 평소보다 2∼4배나 더 들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지자체별로 물웅덩이 설치·급수장비 구입·살수차 운영 등을 돕기로 하고, 급수가 시급한 시·군부터 배추·무 등 수급 관리 필요 품목 위주로 우선 집행할 계획이다.
또 행정안전부, 국방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와도 손을 잡고 장비·인력을 동원해 농업 현장을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농진청은 '중앙단위 현장기술지원단'을 지난달 말부터 과수, 식량, 인삼, 고추 등의 품목으로도 확대해 운영 중이다. 농협은 이달 3일 농협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가 모두 참여하는 '범농협 폭염대책'을 마련해 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폭염 대응 비상 TF를 통해 실질적인 현장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폭염에 따른 수급 불안이 추석 물가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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