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유아 중고서점 '개똥이네' 상표권 침해 아니다"

입력 2018-08-07 09:00
수정 2018-08-07 09:40
법원 "유아 중고서점 '개똥이네' 상표권 침해 아니다"

도서출판 보리 가처분 신청 일부만 인용…"부정경쟁행위도 해당 안 돼"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어린이 도서 출판사가 다른 도서 업체가 상표 '개똥이네'를 사용할 수 없게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구회근 민사2수석부장판사)는 도서출판 보리가 중고서적 전문 회사 '개똥이네'와 아동도서 전문 대여 회사 '리틀코리아'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리틀코리아에 대한 신청 중 '개똥이네 천안점'의 간판, 상호에 해당 표장을 사용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보리는 2001년 '개똥이', 2005년 '개똥이네놀이터'의 상표를 등록했다. 2001년 '개똥이 그림책' 전집을 발간했고, 2005년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 '개똥이의 집'을 출간했다.

개똥이네는 2010년 유아 도서 중고 사이트를 열었고, 전국 서점을 운영했다.

리틀코리아는 사이트 상단에 '개똥이네 중고책' 메뉴를 두고 이를 클릭하면 개똥이네 사이트로 연결되도록 했다. 또 천안점 서점을 운영하면서 간판에 '개똥이네 천안점'이라는 표장을 사용했다.

보리는 작년 11월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상표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우선 "'개똥이네'란 표장이 보리 측에서 등록한 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품에 함께 사용된다면 거래자 등에게 상품의 출처를 잘못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유사한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개똥이네에 대해서는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똥이네 웹사이트가 2003∼2017년 누적 회원 수가 101만여명에 이르는 만큼 해당 표장은 개똥이네 상호의 약칭으로서 수요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점을 감안했다. 아울러 자신의 상호나 저명한 약칭을 보통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므로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리틀코리아가 운영하는 천안점의 간판, 상호에 해당 표장의 사용 금지를 구하는 범위 내에서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개똥이네 등이 부정경쟁행위를 했다는 보리 측 주장에 대해서는 "2001∼2018년 '개똥이 그림책' 전집 판매량이 총 4만여질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춰 해당 표지가 거래자 사이에 보리 측의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로서 널리 알려져 저명의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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