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미국에 맞제재 지시" 후 터키리라 또 역대 최저

입력 2018-08-06 17:22
에르도안 "미국에 맞제재 지시" 후 터키리라 또 역대 최저

미국의 터키 제재 발표 후 외환 시장 불안 지속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에 맞제재를 지시했다고 발언한 후 터키리라화가 다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6일(현지시간) 오전 외환시장에서 터키리라화는 한때 미 1달러 당 5.1180리라까지 치솟았다.

지난 주말 이스탄불 외환시장에서 리라화는 달러당 5.0860리라에 거래를 마쳤다.

리라화는 올 들어 달러 대비 25%나 평가절하됐다.

리라화의 날개 없는 추락은 고질적인 경상수지적자와 대외 채무 등 경제구조적인 문제에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위축 우려와 서방과 외교갈등 등 정치적인 요인이 겹친 탓이다.

리라달러 환율은 이달 1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미국이 터키 장관 2명에 제재를 단행한 직후 달러당 5리라 저지선이 깨졌고 이튿날인 3일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은 자국민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터키에서 장기 구금된 데 항의하며 압둘하미트 귈 법무장관과 쉴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에 제재조치를 했다.

또 미국 정부는 개발도상국에 무관세 혜택을 주는 '일반특혜관세제도'(GSP)에서 터키를 배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4일 앙카라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미국 장관 2명에 맞제재를 지시했다면서, 미국과 신경전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경제 파급효과를 우려하며 확전을 자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승자 없는 게임의 당사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정치·사법적 논쟁을 경제 차원으로 가져가는 것은 쌍방 모두에 해롭다"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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