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민생고 시위에 이란 정부 "외부세력이 선동" 주장
이란 국영매체 "불법 시위지만 시민 목소리 경청해야"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는 최근 이란 지방 주요 도시에서 민생고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가 잇따라 일어난 데 대해 외부세력의 선동으로 책임을 돌렸다.
이란 내무부 살만 살마니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국영 방송에 출연, "이들 시위는 경제난을 핑계로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폭력적인 시위를 선동한 외국의 개입으로 벌어졌다"면서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런 선동하는 메시지를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시민이 그런 선동에 휘말려 몇몇 도시에서 불법적인 시위에 참가했다"면서 "시위가 제한적인 규모이지만 긴장을 최소화하고 대화를 통해 상황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시위를 선동한 외부 개입 세력도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한 주간 전국적으로 반정부·반기득권 시위가 발생했을 때도 미국과 이스라엘, 반체제 조직 무자헤딘에 할크(MKO) 등 외부세력이 침투해 이란 내 불안을 조장했다면서 이들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강경하게 진압했다.
한편 지난해 시위 당시에는 '불순한 의도'라는 시각으로만 시위를 보도했던 이란 국영 매체는 이번에는 시위가 불법적이라면서도 참가한 시민의 목소리는 경청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란 주요 도시 시라즈, 이스파한, 마슈하드, 카라지, 아흐바즈 등에서는 이달 초부터 물가 폭등과 실업, 물·전력 부족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정부 건물에 돌을 던지거나 길에 타이어를 태우고 경찰과 충돌해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이란 북부 알보르즈 주 지방검찰은 이날 "며칠 전 야간 시위에서 폭도 중 한 명이 쏜 총에 26세 남성 1명이 사망했고 경찰 3명도 흉기와 돌로 습격을 당해 수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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