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자키 준이치로 작품선집, 쏜살문고로 선봬
일본 천재작가로 불려…'소년''치인의 사랑''열쇠' 등 대표작 10권 엮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일본서 '천재 작가'로 불리는 다니자키 준이치로(1886∼1965)의 대표작 선집(전 10권)이 민음사 문고판 '쏜살문고' 시리즈로 나왔다.
쏜살문고는 민음사에서 2년 전부터 내놓은 문고판 시리즈로 손바닥만 한 크기와 가벼운 분량으로 들고 다니며 읽기 편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민음사는 이번에 '문고 속의 문고'를 기치로 내걸고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골라 엮는 '쏜살문고 작가 선집'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그 첫 번째 작가는 다니자키 준이치로.
이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오에 겐자부로보다 한국에 덜 알려졌지만, 일본에서는 그에 못지않은 '대문호'로 존경받는다.
일본 최고 비평가로 꼽히는 가라타니 고진은 그를 일컬어 "뻔뻔하고 대담한 작가. 만약 그가 좀 더 살았더라면 분명 노벨문학상을 탔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로부터 "다니자키의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걸작이다"(가와바타 야스나리), "다니자키는 천재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국민 작가'라 할 만하다. 나는 그처럼 문장력이 뛰어난 작가를 사랑한다"(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찬을 듣기도 했다.
주제나 형식 면에서도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페티시즘과 같은 자신의 주요 관심사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역사소설, 풍자소설, 미스터리, 서스펜스, 고전 설화, 로맨스, 메타소설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이번 선집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처럼 조망할 수 있도록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인 '치인의 사랑', 후기 대표작인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에 이르기까지 망라했다.
전체 열 권 중 일곱 권이 이번에 먼저 나왔고, '여뀌 먹는 벌레', '무주공 비화', '음예 예찬' 세 권은 12월에 출간된다.
다니자키 작품은 문체가 정교하고 우아해 번역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이번에 김춘미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명예교수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 교수진, 일본 출판사 고단샤의 '노마문예번역상' 수상자인 양윤옥 씨 등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책 표지는 일러스트레이터 이빈소연이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의 농염한 문학 세계를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이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도록 했다.
각 권 132∼324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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