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인공지능 기술로 '백두산호랑이 멸종' 막는다
개체 하나하나 정확히 인식해 추적·보호 계획
서식지 파괴로 500마리 남은 세계적 희귀종에 낭보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백두산 호랑이 보호를 위해 인공지능(AI)기술이 도입된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5일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세계야생동물기금(WWF)과 미국 기술기업 인텔 사는 최근 중국 지린(吉林)성 성도인 창춘(長春)에서 '백두산호랑이(중국식 명칭 동북호·東北虎) 모니터링 및 보호를 위한 인공지능 협약식'을 개최했다.
류페이치 WWF 중국 동북지방 프로그램 주임은 이번 협약을 통해 전통적인 호랑이 모니터링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효과적이고 정확한 호랑이 개체수 파악 및 경로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류 주임은 "숲 속에서 호랑이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WWF 연구원들이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하며 현재 백두산 호랑이 서식지로 판단되는 지린성·헤이룽장성 일대에 약 1천200대의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연구자들은 2013~2017년 사이 야생상태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호랑이 47마리를 발견했다. 이들 가운데는 임신한 어미 호랑이 9마리와 새끼 호랑이 16마리가 있었다.
그러나 류 주임은 전통적 호랑이 추적방법에 기술적 결함이 있다는 점을 들며 이 규모가 추산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야생호랑이 개체수 추적은 폐쇄된 동물원에서 하는 것과 같지 않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호랑이 발자국을 분석하고 호랑이 몸집과 줄무늬로 서로 다른 호랑이를 구분했으나 이런 과정은 무수한 그림을 하나씩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탓에 엄청난 정력을 소모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어떤 호랑이는 매우 빨리 성장하는 만큼 우리가 가진 일부 사진은 호랑이가 새로운 개체인지 구분하기에 불분명하다"며 "따라서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의 상당수는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이 현장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정책결정 및 업무수행에 참고자료를 제공하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텔의 알리슨 그리핀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은 "호랑이 정보를 수집하는 힘들고 지루한 과정이 우리 회사의 기술로 향상될 것"이라며 "초기 단계에서 인텔 모디우스 사가 개발한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돼 상시적으로 자료를 포착해 물체 움직임을 감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대량 생산하고 자료수집의 노고를 감소할 수 있다"며 "후기 단계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 및 데이터 분석으로 수백대의 카메라에서 수집한 영상을 스캔하고 분석해 다양한 차원에서 호랑이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두산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야생상태에서 500마리 미만이 존재하며 중국 지린성 동부 산지에 2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류 주임은 "최대 고양이과 동물인 백두산호랑이가 과거 동북지방 각지에서 발견됐으나 인간활동 증가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 감소를 겪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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