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에서 미디어로…통신 3사 '본업 탈출' 가속도
2분기 무선 매출 감소…IPTV는 20% 이상 급성장
미디어에 인공지능·IoT 결합…보안·에너지도 '눈독'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통신 3사가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무선)에서 미디어, 인공지능 등 차세대 산업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 이동통신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정부의 규제가 집중되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반면 IPTV 등 미디어 분야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사의 올해 2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5조6천26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1% 감소했다. 전 분기보다도 1.2% 줄어든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3사의 연간 무선 매출은 지난해(23조원)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25% 요금할인(선택약정)과 취약계층 요금감면이 무선 매출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무선 실적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내년 3월 차세대 이동통신 5G가 상용화하더라도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아직 없어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IPTV 등 미디어 분야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통신 3사의 IPTV 매출은 작년보다 22.4%, 전 분기보다 7.4% 늘어난 8천819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분기당 매출 1조원,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 따르면 국내 IPTV 사업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8%씩 성장하고 있다. 2013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4년 1조4천872억원, 2015년 1조9천88억원, 2016년 2조4천277억원으로 급증했다. IPTV 가입자는 2014년 967만명에서 2016년 1천289만명으로 33% 늘었다.
통신 3사는 IPTV 시장 성장에 발맞춰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에 이어 KT[030200]가 급성장하는 키즈 시장을 노려 유아용 교육 서비스를 선보였고, LG유플러스는 세계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와 제휴를 논의 중이다.
미디어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접목한 융합 서비스도 줄을 잇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Btv에 자사 AI 플랫폼 '누구'를, KT는 올레tv에 '기가지니'를 탑재해 음성인식 기반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LG유플러스는 작년 말 네이버의 AI '클로바'를 자사 IPTV와 스마트홈 서비스에 접목했다.
통신사의 '탈통신' 바람은 신사업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등을 아우르는 종합 ICT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인수한 보안회사 ADT캡스를 차세대 보안사업자로 키우고, 자회사 SK플래닛은 신규 투자금 5천억원을 발판으로 '한국형 아마존'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국내 최대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앞세워 커넥티드카 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KT는 2021년까지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금융거래 등 5대 플랫폼의 매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상용망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지역화폐와 전자문서관리 사업 확대에 나섰고, 스마트에너지플랫폼(KT-MEG)을 앞세워 내년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KT의 커넥티드카 플랫폼 '기가 드라이브'는 2분기 말 기준으로 작년보다 34% 증가한 65만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홈미디어 사업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케이블TV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간 시너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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