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의 힘…1천500㎞밖 유실물·64년전 실종자까지 찾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소셜미디어의 신속하고 광범위한 정보 전달력 덕분에 지구촌에서 극적인 사건이 자주 들려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소셜네트워크(SNS) 덕분에 70대 노인이 조부모의 초상화와 '상봉'했다.
호주 퀸즐랜드 남부의 스텐소프 지역에 사는 리사 케어니는 쓰레기장에서 노부부의 초상화를 발견하고 가족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역사학자로서 가족사 연구에 관심이 많은 케어니는 노부부의 친척을 찾기 위해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
인근 지역에 살던 부부일 거란 케어니의 예상과 달리, 연락이 온 곳은 1천500km나 떨어진 호주 타운즈빌 인근의 홈 힐이었다.
이곳에 사는 78세 여성 엘리너 토르타가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공유한 게시물 중 이 초상화를 본 것이다.
토르타는 "초상화를 보고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면서 "곧바로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아봤다. 기적이었다"고 당시 감격을 전했다.
이어 "SNS를 통해 손자들과 연락하는데, 이제 내 조부모의 사진도 보게 됐다"며 SNS의 힘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초상화는 친척 중 한 명이 요양시설에 들어가면서 버려졌던 것으로, 1900년대 초 유행했던 흑백사진 위에 색을 입힌 양식이며 70년 이상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13년 전 알프스 산에서 발견된 시신이 SNS 덕분에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일도 있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2005년 이탈리아 북부의 해발고도 3천m 지점에서 발견됐던 시신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유가족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이탈리아 검찰은 지난 6월 유품과 시신 관련 정보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탈리아인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용자들에게 프랑스와 스위스에도 전파해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엠마라고 불리는 프랑스 여성이 이 라디오 방송에서 이 소식을 듣고 시신이 실종된 자신의 삼촌인 것 같다며 검찰에 연락했다.
엠마의 다른 삼촌도 형인 것 같다며 검찰에 이메일을 보냈다. 결국 DNA 분석을 통해 시신은 엠마의 삼촌이 맞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삼촌인 앙리 라 마스네는 1954년 스키를 타러 이탈리아에 갔다가 64년째 실종상태로 머물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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