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성적 나쁘면 교사급여 깎겠다"…日오사카시장 발언 파문
오사카시 전국 학력평가 2년 연속 '꼴찌'에 "목표 달성 여부 급여 반영"
"학생환경 개선이나 신경써라" 비판론…문부과학상도 우려 표명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오사카(大阪) 시장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학력평가 결과를 교장과 교사의 급여에 반영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43) 오사카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국 학력평가에 대한 목표를 정해 달성 여부로 초·중학교 교장과 교사를 평가, 급여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초중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년생을 대상으로 전국 학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별로 학력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데, 오사카시는 올해 평가까지 2년 연속으로 20개 정령시(인구 50만 이상 도시 가운데 정부가 지정한 대도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요시무라 시장은 "위기감을 안고 있다.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제도로 의식 개혁을 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과 시 교육위원회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교육회의'에서 구체적인 평가 체계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요시무라 시장은 학교별 목표를 오사카시 시교육위원회가 일률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시는 내년 학력평가에서는 1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요시무라 시장의 이런 발언이 나오자 SNS 등 인터넷 공간에서는 교육 현장을 성적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오사카시의 성적이 나쁜 것은) 교사들의 탓이 아니라 시장의 자업 자득이다", "우수한 교사들이 오사카에서 일하는 것을 꺼릴까 봐 걱정이다", "시장은 학생들의 생활환경 개선부터 신경써야 한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요시무라 시장의 이런 방침에 대해서는 중앙 정부의 교육담당 부처인 문부과학성도 우려를 표명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력 평가는 전국적으로 학력을 분석해 교육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검증하고 개선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며 "오사카시가 이런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력 평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은 학력과 교육 활동의 한가지 측면일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보수정당인 일본유신의회 소속인 요시무라 시장은 중의원 의원을 거쳐 지난 2015년부터 오사카 시장을 맡고 있다.
개헌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에 찬성 의사를 밝혀온 극우인사로, 최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에게 샌프란시스코 공원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를 계속 유지할 경우 자매결연을 파기할 것이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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