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둔황의 채색 조형
얼굴은 예술이 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 사울 레이터 지음. 조동섭 옮김.
미국 사진가 사울 레이터(1923∼2013)의 사진 에세이.
레이터는 하퍼스 바자, 엘르, 에스콰이어, 보그, 라이프 등과 함께 일하며 상업사진가로 활발히 활동했다.
2005년 독일의 문화예술 전문 출판사인 슈타이들 대표가 레이터가 평소 찍은 일상적인 사진들을 뒤늦게 발견, 사진집 '얼리 컬러'를 출간하면서 레이터는 작가로서 새롭게 재발견됐다.
책 속 사진들은 눈 오는 거리, 유리창 밖 남자 등 평범한 풍경을 담고 있지만 다채로운 색감과 과감한 구도로 회화처럼 느껴진다. "염두에 둔 목적 없이, 그저 세상을 바라본다"는 작가의 철학을 보여주는 작업들이다.
윌북. 312쪽. 2만 원.
▲ 둔황의 채색 조형 = 류융정·판진스(편집) 지음. 임광순·김태경 옮김.
류융정 둔황연구원 고고학연구소 소장이 중국의 대표적인 불교미술 유적인 둔황 석굴 채색소상을 분석한 책.
둔황 막고(莫高) 굴에는 735개 석굴, 4만5천㎡에 이르는 벽화, 2천여 기의 채색소상 등이 보존돼 있다. 둔황 굴은 부드러운 모래와 자갈로 이뤄졌기에 인도 간다라나 마투라와 같은 조각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 때문에 오직 점토와 색채로만 조형물을 만들었고, 이는 훗날 채색소상으로 불리게 됐다.
북위의 둔황 조형물은 어떠한 양식을 계승한 것인지, 남대불상과 북대불상을 만든 이는 누구인지, 당 전성기의 가장 뛰어난 석굴은 어디인지 다양한 내용이 실렸다.
동국대 출판부. 236쪽. 1만8천 원.
▲ 얼굴은 예술이 된다 = 제임스 홀 지음. 이정연 옮김.
영국 미술사가가 들려주는 예술가들의 '셀피'.
책에 따르면 예술가들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을 그림 속에 표현한 것은 중세부터다. 특히 수도원이 만든 서적인 채식본에는 예술가들이 그림 속에서 글자를 마무리하거나 머리글자를 떠받치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16세기부터 화가들은 일부러 자신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형식의 자화상을 많이 그렸고, 18세기에는 작가뿐 아니라 또 다른 인물을 함께 담아내며 내면의 분열을 표현한 자화상이 등장했다. 20세기부터 자화상은 예술가 내면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는 게 저자 분석이다.
시공아트. 464쪽. 3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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