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아베 안보법은 위헌' 소송나선 까닭은
노벨상 수상자 등 日시민 143명, "생존권 침해로 정신적 고통 받았다" 제소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일본 시민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강행 통과시킨 안보관련법제(이하 안보법)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3일 도쿄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치(愛知)현 거주자를 중심으로 한 143명은 전날 안보법으로 평화로운 생존권을 침해당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며 1인당 10만엔(약 100만5천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국가 상대 소송을 나고야(名古屋)지방재판소(한국의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야권과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2015년 9월 국회에서 강행 통과(2016년 3월 시행)된 안보법은 자위대가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집단적자위권법'으로도 불린다.
집단자위권은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타국이 공격을 당했을 경우 일본이 공격 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간주해 대신 반격할 수 있는 권한이어서 사실상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집단소송의 원고들 중에는 2008년 '자연계에서 쿼크의 존재를 보여주는 대칭성 깨짐의 기원 발견'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78) 일본 교토(京都)대 명예교수가 포함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원전 반대 운동을 벌이는 등 사회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행동하는 지성'으로 유명하다.
작년 한국에서도 출판된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동아시아 펴냄)라는 책에서는 "과학자이기 전에 시민이 돼야 한다", "과학자가 자성하지 않으면 전쟁무기로 동원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소송의 소장에서 "과학자 나부랭이로서 자신의 연구가 전쟁에 이용되게 하고 싶지 않으며 전쟁에 가담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안보법은 일본이 타국과 함께 세계에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며 "전쟁 포기를 정한 헌법 9조를 위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법에 의해 타국과 테러조직의 공격을 받을 우려가 생겨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만든 '안보법제위헌소송의 모임'이 전국에서 제기하는 반(反)안보법 소송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번 소송을 포함해 전국 21개 지방의 법원에서 비슷한 소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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