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매체 "케이로스, 이란 축구협회와 '밀당'…결국 남을 것"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 후보 중 하나인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이란대표팀 감독의 행보를 놓고 예측이 분분하다.
케이로스 감독이 1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에 이란 감독 사퇴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그는 "이란 감독이 된 지 7년 반이 지났다. 멋진 여행이었다. 이란에서 경험은 축구 그 이상이었으며 나의 감사와 자부심, 영광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모두에게 감사하다. 앞날을 위하여. CQ(카를로스 케이로스)"라고 적었다.
이란대표팀 감독을 그만두겠다고 명확히 말하진 않았지만 시기상 해석하기에 따라 '작별 인사'로 읽힐 수 있는 글이다. 이란축구협회와 감독 계약 기한(7월31일)이 끝나자마자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가 이 글을 올리기 전날 공교롭게 프랑스 매체 오랑주는 알제리 축구협회가 케이로스 감독을 영입하기로 합의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알제리는 당장 다음달 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을 치러야 하는 터라 감독을 신속히 선임해야 한다.
그러나 알제리 축구협회는 2일 자멜 벨마디 전 카타르 대표팀 감독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이란의 유력 스포츠매체 바르제시-3는 2일 '케이로스 감독의 SNS 글은 이란축구협회에 대한 배짱인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그가 그간 구사한 창조적인 화법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그의 SNS 글을 작별 인사로 해석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계약 만료 전까지 이란축구협회와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자 '나를 빨리 잡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협회에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케이로스 감독은 뭔가 요구할 게 있을 때마다 이런 밀고 당기는 화법을 썼다"면서 "결국 이란 감독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란 ISNA통신도 2일 "케이로스 감독이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이란대표팀 감독을 맡는다"고 보도했다.
이란 매체들은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로 그가 연봉을 받는 유럽 내 은행 계좌가 동결됐고, 이란축구협회에 이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계약이 지연된다고 추측했다.
지난달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그가 이집트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케이로스 감독은 그간 수차례 감독 사퇴라는 '벼랑끝 전술'을 펴면서 이란축구협회와 갈등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그가 감독을 맡았던 지난 7년여간 이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이란축구협회도 그의 유임을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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