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대용 캠핑카 일본 방문 외국인 관광객에 인기
외국인 문의 작년 대비 5배, 예약도 4배 증가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고 숙박시설 비해 '경제적'"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캠핑카가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숙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東京)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외국인 관광객 4천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올해는 6월말까지 상반기에 이미 1천590만명을 기록했다. 호텔, 여관 등의 기존 숙소 외에 민박영업이 6월15일부터 공식 허용됐지만 민박신고는 7월13일 현재 5천800여건에 그쳐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캠핑카가 외국인 관광객의 숙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NHK가 2일 보도했다.
일본 국내 캠핑카 렌털업체인 '레볼레이터(REVOLATOR co)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반년간 외국인의 문의는 15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배로 늘었다. 실제 예약건수도 24건으로 작년의 4배에 달했다. 미국 캠핑카 렌털회사인 '엘몬테 RV재팬'은 작년 6월부터 일본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1년간 일본내 매출의 60%는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했다. 유럽 외에 대만이나 홍콩 등지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다. 후지산(富士山)이나 홋카이도(北海道)를 2주 정도 둘러보는 코스가 인기라고 한다.
렌털업체들은 캠핑카를 빌려줄 때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고속도로 이용방법과 도로표지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여러 나라 말로 된 내비게이션을 구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캠핑카 이용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는 지자체도 나오고 있다. 관광청 조사에서 숙박시설이 전국에서 2번째로 적은 것으로 나타난 사이타마(埼玉)현은 캠핑카 이용 고객을 겨냥한 외국어 팸플릿을 제작했다.
홍콩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제작한 중국어 팸플릿에는 캠핑카를 주차할 수 있는 공원과 음식점, 숙박장소 등을 안내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현 직원이 직접 홍콩을 방문, 현지 여행업계 행사에서 캠핑카를 이용한 사이타마 관광을 홍보했다. 사이타마현은 캠핑카 이용을 통해 교통이 불편하거나 숙박시설이 부족한 현내 관광지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이타마현 관광과 인바운드 담당 직원은 "숙박시설 부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캠핑카 이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가족 5명과 함께 나리타(成田)공항에서 캠핑카를 렌트해 2주일 동안 후지산과 오사카(大阪), 나가노(長野)현의 '지고쿠다니(地獄谷)야생 원숭이공원' 등을 둘러본 호주인 존 윌진스키(46)는 "매우 경제적이었다. 짐에 신경쓰지 않고 가고 싶은 곳에 머물며 관광할 수 있어 아주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 "도회지에서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일본의 전통과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며 만족해 했다.
자녀 2명과 함께 스위스에서 온 엔리코 캔비(48)는 도쿄에서 캠핑카를 빌려 6일간 군마(群馬)현 나가노하라마치(長野原町) 캠프장과 이시카와(石川)현 노도(能登)반도 등을 관광했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 통행방향이 반대여서 운전에 평소보다 신경이 쓰였지만 일본의 자연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일본 캠핑카 제조업체와 판매회사 등으로 구성된 '일본RV협회'는 한밤중에도 시동을 걸어 놓은 채로 두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현지 주민들과 트러블이 생기지 않도록 캠핑카 이용자들이 지켜야할 매너와 캠핑카로 숙박할 수 있는 전국 100여 시설에 관한 정보 등을 홈페이지에 영어로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