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축구협회 "아디다스, 유니폼 후원중단 사과…제재 탓"

입력 2018-08-02 16:16
이란축구협회 "아디다스, 유니폼 후원중단 사과…제재 탓"

"미국에서도 사업해야 해 불가피하게 이란과 후원계약 못 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축구협회는 1일 독일 스포츠용품 회사 아디다스가 이란 축구대표팀의 유니폼 후원을 중단한 데 대한 사과를 담은 서한을 보내왔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축구협회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우리는 미국 증시에 상장됐고 미국에서도 사업하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복원되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이란축구협회와 협력을 중단한 데 대해 유감이며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전했다.

아디다스는 이란축구협회의 발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디다스와 후원계약을 맺고 이 회사가 제공하는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러시아 월드컵 직전 이란 축구대표팀에 축구화를 후원하던 미국 회사 나이키가 자국 정부의 제재를 이유로 후원을 중단했다.

아디다스는 나이키처럼 미국 회사는 아니지만 이란과 거래하는 행위가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이란의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도 제재하는 제도)에 적용돼 미국 내 사업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후원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이 이란 내 사업·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던 이유와 같다.

토탈도 올해 5월 이란 사업 철수 결정과 관련, "미국의 2차 제재에 노출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2차 제재를 받으면 미국 은행을 통한 달러화 금융이 중단되고 전 세계 영업도 어려워지는 데다 미국 주주와 미국 내 사업도 잃게 된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제재에도 핵합의를 유지하겠다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핵합의 서명국은 다국적으로 사업하는 대형 기업이 아닌 유럽의 중소기업이 이란과 계속 사업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그러나 나이키에 이어 아디다스의 이란축구협회 후원 중단은 정치적 문제를 스포츠까지 확장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핵프로그램, 탄도미사일 개발, 역내 개입 등을 명분으로 제재를 복원키로 한 만큼 이란축구대표팀에 용품을 후원하는 행위는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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