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취임식에 '앙숙' 인도총리 초청 없던 일로(종합)
총선 승리 PTI "외국 관리 참석 없이 국내용 행사로 진행"
전날까지 초청 뜻 밝혔다가 백지화…호화행사 비판·시간부족 고려한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이 차기 총리 취임식에 '앙숙'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초청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애초에는 모디 총리 등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소속 회원국 정상과 스포츠·발리우드 스타까지 취임식에 초청하려 했으나 행사를 국내용으로 간소화하기로 하면서다.
3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총선에서 승리한 파키스탄 테흐리크-에-인사프(PTI)의 대변인인 파와드 차우드리는 이날 "임란 칸 PTI 총재가 총리 취임식을 호화스럽지 않게 최대한 간소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차우드리 대변인은 "우리는 외국 고위 관리들도 일절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며 "행사는 순수하게 국내용으로 열릴 예정이며, 참석하는 외국인은 칸 총재의 개인적인 친구들 정도로 국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TI 측은 전날만 하더라도 칸 총재의 취임식에 모디 총리 등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리켓 선수로 이름을 날린 수닐 가바스카르와 발리우드 스타 아미르 칸 등도 초청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칸 총재가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처럼 칸 총재가 취임식을 간소하게 진행하려는 것은 파키스탄 경제가 위기에 처해 호화로운 행사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 수 있는 데다 각국 정상을 일제히 참석시키기에는 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칸 총재는 모디 총리 초청 계획은 포기했지만 인도와 관계는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친이슬람을 내세우며 인도와 관계 개선에 부정적이었지만 총선 승리 후에는 달라진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총선 승리 TV 연설에서 "인도와 관계를 바로잡고 싶다"며 "인도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선다면 우리는 두 발짝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남아시아의 대표적인 분쟁지인 카슈미르를 지적하며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모디 총리도 지난달 30일 칸 총재와 전화통화하고 총선 승리를 축하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파키스탄에서 민주주의가 더욱 깊게 뿌리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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