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폭염] '체력 아끼자' 프로야구 훈련도 간소화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야외 훈련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서울 역대 최고기온(39.6도)을 새로 쓴 지난 1일 오후 3시, 서울 잠실구장 그라운드에는 홈 경기를 앞둔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조수행, 양종민, 황경태, 박세혁 등 백업 야수들만 야외에서 타격 훈련을 했다.
다른 타자들은 실내 타격장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자율 훈련을 했다.
투수들도 러닝 훈련 등을 건너뛰고 그라운드에서는 가벼운 캐치볼만 하고 실내로 들어갔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7월 31일에는 펑고 등 수비 훈련은 안 했지만, 타격 훈련은 정상적으로 했다"며 무더위 속에서 훈련이 간결해지는 상황을 설명했다.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맞대결을 펼친 LG 트윈스 선수들은 오후 4시께부터 그라운드에 등장, 타격과 수비 훈련 등을 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훈련은 웜업부터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양과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선수들의 그 날 컨디션에 따라 양은 많이 줄일 것"이라며 폭염을 고려해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 이글스도 한여름 경기 전 훈련 시간을 30분 단축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7월 17일부터 8월 15일까지 훈련 시간을 30분 늦췄다.
훈련을 더 하고 싶은 선수들에게는 야외가 아닌 실내 훈련장을 이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폭염에 노출된 상태에서 훈련하고 경기에 임한다. 지붕이 있는 돔구장은 넥센 히어로즈 홈 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 하나뿐이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선수보호를 위해 KBO에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경기 취소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 '폭염 취소'를 공론화하기도 했다.
KBO는 "당장 취소나 경기 시간 변경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고민하고 있다.
류 감독은 "대구 등 더운 지역은 취소를 많이 하고 서울은 경기를 많이 하게 된다면 안 좋을 것 같다"며 "진짜 더울 때 리그 전체가 휴식기를 갖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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