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여름 흥행작 개봉까지…웃음짓는 극장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아이 학교는 방학했는데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가 놀라 할 수도 없고, 온종일 학원만 보낼 수도 없어서 애랑 같이 영화 보고 왔어요."
초등학생 아들을 둔 주부 정수진 씨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1일 아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아 이날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을 관람했다.
또 지난 주말에는 온 가족이 극장을 찾아 아동용 애니메이션 '신비 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을 봤다.
연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극장가가 붐빈다. 야외활동은 엄두도 내지 못할 날씨가 이어지자 시민들이 냉방 시설이 완비된 극장가를 찾는 것이다.
덕분에 올여름 개봉작들이 함박웃음을 짓는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은 개봉 첫날 124만6천692명을 불러들이며 '쥬라기 공원: 폴른 킹덤'이 세운 개봉일 최다관객 동원기록을 갈아치웠다.
최종 관객 수 1천441만931 명을 기록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전작 '신과함께-죄와 벌' 후광에 힘입은 바가 크다지만 무더위 역시 개봉일 최다관객 동원기록 경신에 한몫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작년 이맘때 개봉해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택시운전사'의 개봉일 스코어와 비교하면 무더위가 '신과함께2' 흥행에 미친 영향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작년 8월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 개봉일 관객 수는 69만7천858명으로 '신과함께2' 절반 수준이었다.
'신과함께2'와 같은 날 개봉한 '헬로 카봇: 백악기 시대' 역시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16만2천25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등극했다.
불과 일주일 전 개봉한 '신비 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개봉일 관객수가 3만6천63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헬로 카봇' 역시 폭염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이 나온다.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신과함께2' 기록 경신은 작품 자체가 가진 힘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무더위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1일이 평일이었음에도 '신과함께2' 상영관뿐만 아니라 다른 상영관에서도 매진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 역시 "올해는 재난 수준으로 더운 탓에 관객들이 대피한다는 생각으로 극장을 찾는 듯하다"며 "특히 '신과함께2' 개봉일 기록 경신은 콘텐츠의 힘과 폭염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과함께2'뿐만 아니라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선전하고 있고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헬로 카봇', '신비 아파트'가 존재감을 보이면서 8월 관객 수는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물론 여름방학 기간이라는 호재까지 작용한 사실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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