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분유' 최고 책임자 감형에 중국 누리꾼 '분노'

입력 2018-08-01 22:40
'멜라민 분유' 최고 책임자 감형에 중국 누리꾼 '분노'

"불량 백신 책임자 처벌 제대로 이뤄지겠나" 거센 비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10년 전 중국의 '멜라민 분유' 사태 때 무기징역을 받았던 분유 제조업체 싼루(三鹿)그룹 총수가 세 차례나 감형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수십만 개의 불량 백신이 유통돼 영유아에게 접종된 '백신 스캔들'이 터진 와중에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중국 누리꾼의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중국의 멜라민 분유 사태는 2008년 독성 물질인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가 판매돼 영아 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30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킨 사건을 말한다.

당시 중국 최대의 분유 업체 중 하나였던 싼루 그룹의 톈원화(田文華) 회장은 2009년 1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중국 법제일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톈 전 회장은 2011년 징역 19년으로 감형된 데 이어 2014년 1년 9개월, 2016년 1년 6개월의 감형을 각각 받았다.

이에 따라 톈 전 회장은 2027년 8월에 만기 출소하게 된다.

보도를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여러 명의 아이 목숨을 앗아간 멜라민 분유 사건의 최고 책임자가 어떻게 세 번이나 감형을 받을 수 있느냐"며 "이번 불량 백신 사태도 일단 중형을 선고한 뒤 감형을 거듭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당시 멜라민 분유 사태에 연루된 공직자들도 대부분 복직하거나 심지어 승진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인물은 국가의약품감독국 안전협조사(司) 사장이었던 쑨셴쩌(孫咸澤)로, 그는 2008년 멜라민 분유 사태에 연루돼 면직됐지만 이후 복직해 승진 가도를 달렸다.

그는 2014년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 의약품안전총감을 맡은 데 이어 2015년 부국장으로 승진했고, 현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교육과학위생체육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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