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노前대통령 탄핵 당시 군사계획 문건 존재…국조해야"(종합)

입력 2018-08-01 18:19
김성태 "노前대통령 탄핵 당시 군사계획 문건 존재…국조해야"(종합)

"특별관찰 대상자 동향 감찰·기자 관리 내용 포함"

이석구 사령관 "계엄령 문건 검토한 바 없다"…민주 "본질 호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일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국군기무사령부가 '위기관리 문건'을 작성했다고 거듭 주장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석구 기무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무사 대응 문건 여부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시 작성된 '대정부 전복 위기관리 단계 문건'은 10여 페이지의 본문과 수십 페이지의 위기 목록 첨부 문건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작성된 67페이지 분량의 실행계획과 유사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고 비슷한 분량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무사 종합상황실에서 위기관리 단계를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 조정했다"며 "대정부 전복 대비 차원에서 기무사가 군사계획을 수립한 다수 문건이 존재한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건 표제에 송영근 당시 기무사령관의 자필로 '확실하게 지시된 대로 액션이 이루어져야 함'이라는 메모와 '상황변동 시 즉시 사령관에게 보고(사소한 사항이라도)'라는 메모도 기재돼 있다"고 소개했다.

문건에는 ▲ 쿠데타 같은 대정부 전복 상황 파악 ▲ 정치권·행정부의 통수권 반발 현상(긴급) ▲ 정부의 각종 정책 실패로 정권 교체 여론 발생(중요) ▲ 군 병력·장비 수도권 이동 상황 1일 2회 확인 ▲ 대정부 전복 관련 첩보 수집 활동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비인가 집회와 서클에 대한 관찰 활동을 강화하고, 59명의 특별관찰 대상자에 대한 동향 집중 감찰과 A급 기자 관리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계엄이나 위수령이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았지만, 탄핵을 전후해 발생할 정부 전복에 대한 군사적 대비 계획을 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어제 통화에서 군대 전복 상황센터 문건 외에는 일체의 문건이 없다고 했지만, 오늘 대면 보고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다"며 "문건 일체를 요청했지만, 일부만 열람하도록 했다. 문건을 은폐하려 한 게 아닌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사령관이 '별도의 목록 문건이 없다'고 허위보고를 했고, 내용을 적시했더니 일부를 가져왔다"며 "그것도 가·나·다·라·마까지 목록이 있는데 이 가운데 가·나·다·라는 제외하고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건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야당 원내대표와 국회 국방위·정보위 간사가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시에 기무사 본연의 대전복 관련 위기관리를 잘했고, 그 외에 이번 건과 같은 계엄령 문건을 검토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원내대표를 향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회견은 '앙꼬없는 찐빵'만 늘어놓은 것으로 기무사를 비호하기로 작정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정도"라며 "기무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이 아닌 기무사가 대정부 전복의 주체가 되는 시나리오를 쓴 것이 문제인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는 김 원내대표 행태에 나오는 건 한숨뿐"이라고 꼬집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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