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여성 찾는다고 일주일간 엉뚱한 곳 뒤진 제주경찰·해경
100㎞ 떨어진 해상서 시신 발견돼서야 "해류에 시신 이동 가능"…한계 여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가족 캠핑 중 실종된 여성이 경찰과 해경의 예측 범위를 크게 벗어난 해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수색 작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해양경찰서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가족 캠핑 중이던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가 지난달 25일 밤 실종되자 이후부터 포구 내항을 중심으로 수색해 왔다.
수색에는 연인원 800여 명에 헬기, 경비정 등이 총동원돼 입체적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세화리 이웃 마을인 하도리 연안으로, 31일에는 마을 공터 등 육상으로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최씨가 실종 당일 실수든, 타의든 세화포구 항내에 빠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거쳐 남동쪽 성산까지 수색 범위를 확대해갔다.
실종 일주일째인 이날 오전 세화포구에서 어선을 동원해 그물을 풀어 바닥을 훑는 저인망식 수색을 하는 동안 전혀 다른 곳인 제주 남서부 가파도 해역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이곳은 타원형인 제주도 섬을 놓고 볼 때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정반대 편이다. 해안선을 따라 100㎞ 넘게 떨어져 있다.
경찰은 시신 발견 이후 최씨가 세화포구에서 실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가파도 해역까지 시신이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신 발견 전 수색 범위를 엉뚱한 곳으로 잡은 점에 대해 "최초 지점으로 보이는 세화포구 항내에 대해 말끔히 수색을 끝낸 후 확대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세화포구 항내가 공사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아 시일이 걸리다 보니 수색 범위를 좀처럼 넓히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해경 역시 해양조사원의 도움을 받아 수색 범위를 예측하는 표류예측시스템(해수유동예측시스템)을 가동조차 못 해봤다.
이 시스템이 연안 2㎞ 바깥에서야 가동될 수 있다는 이유로 예측하지 못한 채 세화포구를 중심으로만 제주동부 바다에서 경비정을 띄워 수색해 왔다.
구좌읍 세화 어민들도 이런 경찰과 해경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어민은 "내항에 빠져 있다면 시신이 며칠 만에 떠오를 텐데, 이를 무시하고 수색하는 내내 내항만 뒤진 것은 의문"이라며 "수색 초기부터 바다에 실제 물건을 띄워 흐름을 예측하는 등의 방법을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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