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폭염] 홍천 41도 왜…백두대간 넘은 핫한 공기 분지에 갇혀

입력 2018-08-01 17:50
[최악폭염] 홍천 41도 왜…백두대간 넘은 핫한 공기 분지에 갇혀

동풍·푄현상으로 발생한 뜨거운 공기 분지에 갇혀 '열섬' 효과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1일 강원 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41도를 기록해 우리나라 공식 기상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다.

물론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횡성의 낮 최고기온은 41.3도, 경기도 광주 지월은 무려 41.9까지 치솟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비공식 기록이다.

홍천의 41도는 부산·인천 1904년, 서울 1907년 등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전국적으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40도를 돌파한 시기와 지역은 1942년 8월 1일 대구(40.0도)가 유일했다.

전국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이 날 낮 최고기온은 홍천이 41도로 가장 높았고, 경북 의성이 40.4도로 뒤를 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대구·경북지역보다도 높았다.



그 이유는 뭘까.

기상청은 동풍과 푄현상의 영향으로 백두대간을 넘은 고온 건조한 공기가 분지인 홍천에 갇히는 열섬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동쪽인 영동과 서쪽인 영서의 기후가 사뭇 다르다.

이날 동해안 해안에서 불어오는 고온 습윤한 동풍이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푄 현상에 의해 수증기가 탈락한 뒤 내륙으로 하강하면서 고온 건조한 공기로 바뀌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인 홍천에 모인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정체하면서 기온이 크게 올랐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쪽이라도 뚫려 있다면 공기가 순환하면서 기온이 다소 떨어지지만, 이날은 기류의 이동 없었던 탓에 뜨거운 공기만 홍천으로 계속 유입됐다.

여기다 기온측정기가 설치된 홍천군 홍천읍 연봉리 일대는 홍천 도심이어서 아스팔트 등에서 내뿜는 복사열이 더운 공기를 더 가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대기상층에 티베트 고기압이 위치한 상태에서 그 아래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위치해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강한 일사로 홍천의 낮 기온이 41도까지 올랐다"며 "무엇보다 동풍에 의한 지형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홍천의 낮 기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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