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처분 해운대 설치미술 작품 5억 들여 재설치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됐다가 고철로 처분된 미국의 설치미술 거장 데니스 오펜하임의 작품 '꽃의 내부'가 센텀시티에 있는 APEC 나루공원에 재설치된다.
해운대구의회는 31일 본회의를 열고 해운대구가 하반기 추경 예산안에 포함해 제출한 '꽃의 내부' 재설치 사업예산 5억원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작품 제작을 위탁하고 올 연말께 APEC 나루공원에 재설치할 예정이다.
해운대구는 "오펜하임 유족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다"며 "'꽃의 내부' 작품이 해운대해수욕장에 재설치되면 염분으로 인한 작품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월 유족 측과 협의해 APEC 나루공원에 재설치하기로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꽃의 내부'는 해운대구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의뢰해 국제공모를 거쳐 2011년 3월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한 조각작품이다.
가로 8.5m, 세로 8m, 높이 6m 규모인 이 작품은 스테인리스 스틸파이프와 폴리카보네이트 반달봉으로 만든 9개의 꽃잎 사이를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작가인 오펜하임은 작품 완성을 목전에 두고 2011년 1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가 지난해 12월 해수욕장 호안도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꽃의 내부'를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고철로 처분해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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