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상회담 '깜짝 제안'한 트럼프에 "모욕적" 반박(종합)
"미, 이란 존중하고 핵합의 복귀해야 정상회담 길 열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조건없이 회담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대해 이란 정치권에서 부정적이고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알리 모타하리 이란 의회 부의장은 31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지 않고 이란을 제재하지 않았다면 미국과 대화하는 데 걸림돌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의 정상회담 제안은 이란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비난했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이란 내무장관도 이날 "미국은 믿을 수 없다"면서 "국제적 약속인 핵합의에서 조차 일방적으로 발을 빼는 미국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직속 외교전략위원회의 카말 하르라지 위원장은 "미국과 협상한 경험과 미국 정부의 약속 위반을 돌이켜볼 때 트럼프의 제안은 전혀 가치가 없다"면서 "트럼프는 핵합의 탈퇴를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하미드 아부탈레비 이란 대통령 고문도 이날 트위터에 "미국이 위대한 이란을 존중하고 적대 행위를 줄이는 동시에 핵합의에 복귀해야 그런 순간(미-이란 정상회담)으로 가는 험난한 길이 열린다"는 글을 올렸다.
아부탈레비 고문은 이란은 과거에도 대화 의사를 밝혔다며 2013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로하니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양국 정상의 대화는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이란 핵합의는 그 노력의 성과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합의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원한다면 로하니 대통령과 전제 조건 없이 언제든 만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와 함께 대이란 경제 제재 복원을 발표했다. 미국은 다음달 6일 대이란 제재를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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