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그루폰에 IBM 특허 침해 혐의로 8천300만弗 배상 평결
재판과정서 공개된 IBM 특허 수익, 작년 기준 11억9천만 달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소셜커머스 원조기업 '그루폰'(Groupon)을 상대로 벌인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30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IT전문매체 레지스터 등에 따르면 델라웨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그루폰이 IBM의 특허 기술 4건을 무단 사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8천250만달러(약 922억 원) 배상 평결을 내렸다.
트리뷴은 그루폰이 고의로 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인정됨에 따라 판사가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 더 큰 배상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IBM은 지난 2016년, "그루폰이 2008년 시카고에서 IBM의 특허 기술을 이용해 전자상거래 사업을 구축하면서 사전 동의 또는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1억6천700만 달러(약 1천900억 원)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루폰이 무단 사용한 혐의를 받는 특허 4건 가운데 2건은 IBM이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유통업체 '시어스'(Sears) 등과 함께 운영한 온라인 서비스 '프로디지'(Prodigy)와 관련돼있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통신 정보 보존, 또 다른 하나는 인증 기술에 관한 것이다.
지난 두 주간 진행된 재판에서 IBM 측은 "아마존·구글·페이스북·트위터·링크트인 등 IT 공룡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IBM 특허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2천만~5천만 달러(220억~560억 원)의 비용을 지불한다"고 밝혔다.
4만5천여 건의 특허를 보유한 IBM은 지적 재산권 라이선싱을 통해 작년 한해 11억9천만 달러(약 1조3천3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배심원단 평결이 나온 후 IBM 대변인은 "IBM은 사회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년 60억 달러를 투자한다. 혁신적인 기술 보호를 위해 특허권 인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루폰 측은 "'IBM의 유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해당 기술에 가치가 있다손 치더라도 배심원단이 평결한 배상 규모에 한참 못미친다"고 반발했다.
그루폰 대변인은 IBM이 인터넷 기본 구성 요소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며 특허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고 있다면서 "항소를 포함한 모든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온라인 광고·마케팅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IBM의 특허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지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 주 아몽크에 본사를 둔 IBM은 온라인 여행사 '프라이스라인닷컴'(priceline.com)을 그루폰과 같은 4개 혐의로 제소했으며, 델라웨어 연방법원은 작년 10월 이 가운데 3개 혐의를 인정했다. IBM은 작년 12월 합의를 통해 소송을 마무리했으나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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