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도밍고의 이름값?…티켓값 최고 55만원(종합)
10월 잠실실내체육관서 2년만의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7)가 오는 10월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도밍고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다 바리톤으로 전향한 거장 성악가다.
1991년 처음 한국 무대에 오른 뒤 총 6번의 내한 무대를 가졌다. 고령 때문에 2016년 내한 때도 마지막 공연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건재함을 과시하며 2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번 내한 공연 프로그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2년 전 무대와 비슷하게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과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티켓 가격이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 최고 등급 좌석이 55만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성악 공연은 물론 여느 대형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도 보기 어려운 금액이다.
작년 사이먼 래틀이 이끈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최고 티켓 가격이 45만원이었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2003년 야외 오페라 '아이다'(60만원)와 2012년 야외 오페라 '라보엠'(57만원) 등에 근접한 가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연계 관계자는 "도밍고가 여전히 세계 유명 극장에 초청될 만큼 왕성하게 활동 중인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리사이틀에 가까운 공연이란 점, 마이크를 쓸 수밖에 없는 체육관 공연이란 점 등을 고려하면 과도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주로 협찬사 소화 물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티켓에는 공연 관람뿐 아니라 다른 특전도 붙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55만원(Svip)을 최고가로 44만원(Vvip), 33만원(Vip석), 22만원(R석), 16만5천원(S석), 9만9천원(A석), 5만5천원(B석) 등의 티켓이 판매될 예정이다.
도밍고는 테너와 바리톤을 아우르는 음역으로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약해왔다.
1957년 바리톤 가수로 데뷔했으나 1961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공연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통해 테너역인 알프레도를 노래한 뒤 50년가량 테너로 활동했다.
팝가수 존 덴버와 함께 성악과 팝이 만나는 곡인 '퍼햅스 러브(Perhaps Love)'를 불러 크로스오버 성악의 문을 열기도 했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영화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하며 세계인에게 가장 친숙한 성악가로 널리 알려졌다.
대중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계기는 '스리 테너' 콘서트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전야제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한 이 공연의 실황 음반은 세계적으로 1천200만 장이 팔려나가며 클래식 음반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음반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당시 공연 실황은 약 15억 명이 지켜본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다 68세 때인 2009년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 등지에서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를 공연하면서 바리톤 역인 보카네그라 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바리톤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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