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 범람 위기 태국 "中, 댐 수문 열어 위기 키운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본격적인 우기(雨期)에 접어든 메콩강 유역 국가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상류지역 댐 수문을 열어 위기를 키운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태국 언론들이 31일 일제히 보도했다.
최근 2주간 내린 비로 메콩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홍수 위기를 맞은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치앙콩 지구의 타싸나이 수타폿 행정관은 "강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최근 지속해서 내린 비는 물론 중국 남부지역 댐 방류 때문"이라며 "관계 당국과 함께 수위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1995년 란찬 강(메콩강 상류)에 첫 댐을 건설한 후 7개의 수력발전용 댐을 추가로 건설했다. 이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메콩강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지역에 무려 41개의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치앙라이 지역의 메콩강 수위는 7m로 평소의 2배 수준이다. 위험수위인 10m까지는 3m가 남았다.
태국 재난방지·관개청은 태국 전역의 59개 주에 대해 홍수 및 산사태 주의보를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홍수 및 산사태 피해로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이미 발생했다. 재산 피해는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가운데 치앙라이와 북동부 묵다한, 나콘파놈, 농카이, 우본랏차타니 등 메콩강 유역 지역에서는 강물이 위험수위 직전까지 차올랐다.
묵다한 주(州)의 메콩강 최고 수위는 12.32m로 위험수위까지 18㎝를 남겨둔 상황이다. 나콘파놈 주 정부도 관할지역 자치단체에 강 범람 또는 홍수 피해에 대비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우본랏차타니주의 경우 메콩강 범람으로 이미 다수 지역이 물에 잠기고 일부 도로가 침수돼 통행이 끊기기도 했다.
메콩강유역위원회(MRC)도 나콘파놈, 묵다한에 홍수경보를 이미 내린 상태이며, 다음 달 1일과 2일 홍수가 예상된다는 예보를 내놓았다.
중국 이외에 최근 댐 사고로 큰 피해를 본 라오스의 방류도 태국측 홍수에 일부 역할을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마하사라캄 대학교의 차이나롱 셋타추어 교수는 "최근 잇따르는 홍수는 라오스측 메콩강 지류인 남테운강에 세워진 남테운2댐의 방류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남테운5댐의 방류량이 늘어나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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