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타겠나'…리콜 결정에도 잇따르는 BMW 화재

입력 2018-07-30 17:41
수정 2018-07-31 16:29
'불안해서 타겠나'…리콜 결정에도 잇따르는 BMW 화재

BMW 차주 4명 손해배상 청구…불안감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최근 주행 중 화재 사고로 리콜(시정명령) 결정이 내려진 BMW 차량에서 운행 중 또 불이 났다.

BMW 측의 자발적인 리콜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차량 화재가 잇따르자 BMW 운전자뿐 아니라 다른 차량 운전자들까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인천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께 인천시 서구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내 북항터널에서 달리던 BMW GT 차량에 불이 붙었다.

BMW 차량 운전자는 소방당국에 "차량 엔진룸에서 처음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남청라에서 인천항 방면으로 주행 중이던 이 BMW 차량에는 화재 당시 운전자 등 3명이 타고 있었으나 모두 신속히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난 차량은 2013년식 BMW GT로 최근 BMW코리아가 조치한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종이다.

이달 들어 주행 중인 BMW GT 차량에서 불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엿새 전인 24일 낮 12시 54분께 순천완주고속도로 완주방향 오수휴게소 인근에서 A(58)씨가 몰던 BMW GT 차량에 불이 붙었다. 이 차량도 2013년식이었다.

이달 29일에는 강원도 원주시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305㎞ 지점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B(44)씨가 운행하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

운전자 B씨는 경찰에서 "주행 중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와 오른쪽 갓길에 차를 세우자마자 앞부분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8개월간 주행 중인 BMW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28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화재가 끊이지 않자 BMW코리아는 이달 26일 BMW 5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6천317대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BMW는 27일부터 해당 차량 전체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으며 8월 중순부터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개선품 교체를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리콜조치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해당 차량을 운전해야 하는 BMW 차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BMW 차주 4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차주들은 소장에서 "차량이 완전히 수리될 때까지 운행할 수 없고 리콜이 이뤄지더라도 화재 위험이 완전히 제거될 수 없어 잔존 사용기한의 사용이익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BMW 코리아가 밝힌 리콜 계획은 내시경을 통해 차량을 검사한 뒤 EGR 모듈에서 결함이 확인될 경우 해당 부품을 교체한다는 내용인데, 추가적인 검사 없이 전부 교체하지 않는 한 화재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차주들은 이어 "리콜 대상에 해당하는 차량이 10만대가 넘기 때문에 부품 공급이 지연돼 리콜 실시 또한 지연될 것이 명백하므로 차량 운행에 계속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직접 화재를 경험한 차주 1명도 BMW 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차주는 "BMW 코리아가 '보험을 통해 보상받은 경우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부당한 방침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신적 충격 등을 포함해 1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내용 등의 청원 글이 최근들어 20여 개나 올라왔다.

한 BMW 520d 운전자는 "잦은 차량 화재로 인해 운전하는 게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해결책을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차량 운전자는 "잦은 BMW 화재로 국민의 생명권과 재산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함께 BMW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완전한 리콜이 완료될 때까지 해당 차종의 주행을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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