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냐" 산불참사 분노에 그리스 소방관 가세

입력 2018-07-30 15:56
"이게 나라냐" 산불참사 분노에 그리스 소방관 가세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불과 24㎞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산불참사로 최소 91명이 숨진 것과 관련, 정부 대응을 놓고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는 가운데 소방관들도 이에 가세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바람 탓에 거세진 산불에 한심하기 짝이 없이 대처한 것은 물론이고 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1만2천5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그리스 소방관연맹 대표 드미트리 스타소풀로스는 "정부가 이번 산불 진압에 대해 아무런 중대 실수가 없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수천 개의 작은 과실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작은 과실들이 커다란 과실을 야기해 결국 전례 없는 사망자가 발생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소방당국은 당초 산불 발생 지역에 대한 주민 소개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

게다가 기상 당국이 최고 시속 124㎞에 달하는 강풍을 예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풍으로 화재진압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타소풀로스 대표는 "기상 당국이 강풍을 예보하고 경보를 발령했으면 항공기들이 다른 공항으로 이동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좌파 정부는 이번 참사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사망자중에는 많은 수가 어린이고 구조팀이 여전히 산과 바다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25명을 찾고 있는 등 이번 산불참사는 그리스 인들에게는 가장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억되고 있다.

정부는 산불 발화 초기 그 규모나 확산 속도를 과소평가했다.

화마가 아테네 북동부 유명 해변 리조트 마티를 완전히 집어삼켰을 당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동료 시민들이 위험에 처했다. 우리 모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번 참사 규모에 대해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던 것 같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27일 이번 참사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모두 지겠다고 말했지만 니코스 토스카스 공공질서부장관과 관계 당국자들의 사임을 요구하는 여론을 비켜갔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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