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하 사격 감독 "냉장고 없어서 아이스박스 가져가요"

입력 2018-07-30 14:34
윤덕하 사격 감독 "냉장고 없어서 아이스박스 가져가요"

"팔렘방 전지훈련 계획했는데, 출발 일주일 전에 취소 통보받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사격 국가대표팀은 오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현지 적응 훈련을 떠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지 훈련 계획은 출발 일주일 전에 돌연 취소됐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대회 준비가 소홀했기 때문이었다.

윤덕하 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및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고충을 털어놨다.

윤 감독은 "팔렘방 전지훈련을 계획했는데, 출발 일주일 전에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현지 관계자 말로는 사격장 완공이 덜 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국내 선수들끼리 사격장에서 테스트 이벤트를 했는데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들었다. 기계 오작동에다 300m 같은 경우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아 경기가 취소됐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피해를 본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총 4개국이 팔렘방 전지훈련을 계획했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표팀은 결국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으로 한국에서 폭염이 지속하면서 인도네시아의 더운 기후에 대한 적응에 대한 걱정은 덜게 됐다.

윤 감독은 "한 달 전 정보 수집차 팔렘방에 다녀왔다. 당시 더위로 인해 힘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한국이 더 덥다"며 "더위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현지 전력 사정이 안 좋아서 실내사격장 내 에어컨을 켜도 땀이 많이 난다"며 "(적응을 위해) 우리 훈련을 할 때 에어컨 6대 중 3대만 작동하고 일부 경기의 훈련에서는 아예 에어컨을 틀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감독은 대회 주최 측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회를 치를 때 총과 실탄은 우리가 직접 들고 가지만 무거운 샷건 실탄만큼은 현지에서 구매한다. 그런데 며칠 전에 연락이 와서 직접 가져오라고 했다. 샷건 실탄을 가져가려면 비행기 한 대를 빌려야 할 만큼 무게가 나간다"고 했다.

윤 감독은 "그만큼 현지 사정이 굉장히 열악하다. 대회 운영 방식도 미흡하다. 냉장고가 없어서 아이스박스도 가져간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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