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단교 39년만에 대만 대사관격 건물에 해병대원 12명 파견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이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신청사에 미국 해병대원 12명을 파견하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단교 39년 만에 대만에 병력을 다시 파견하는 셈이다.
대만 자유시보는 오는 9월 AIT 타이베이(台北) 네이후(內湖) 신청사 현판식에 맞춰 미 해병대 분대 12명이 경비병력으로 파견돼 상주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이들의 파견을 위해 AIT 신청사에는 미국의 다른 해외공관과 마찬가지로 '해병대의 집'(Marine House)이 마련됐다.
이들 해병대원은 AIT 경비와 보안을 책임지지만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관내에서만 경화기를 휴대하고 외부에선 군장을 착용하지 않는다.
앞서 미국은 1951년부터 1979년까지 대만에 군사고문단과 연합방위사령부을 두고 대규모의 육·해·공군 병력을 주둔시켜오다가 1979년 중국과 수교한 뒤로 대만 주둔군을 철수했다. 당시 대만과는 단교했다.
앞서 스티븐 영 전 AIT 사무처장은 AIT에 파견될 해병대원들은 '미국 해병대 대사관 보안경비대' 소속이며 파견병력 수는 현지 안전상황을 고려해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총통부는 AIT 내부의 안전 관련 업무여서 논평할 수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신문은 미국이 양안 정세변화에 따라 해병대원들을 파견한 것이라며 미국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대만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대(對) 중국 전략 카드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도 미군 병력의 대만 파견에 맞춰 주미 대만대표처에 대만군 병력을 재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대만의 대등성에 기초해 양측 군사교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자 대만군이 주미 대만대표처 및 관사에 헌병을 다시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은 1979년 미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중단한 후 주미 대만대표처 및 관사에 경비를 맡을 헌병 15명을 파견했다가 5명으로 축소했다. 2004년에는 헌병을 아예 철수하고 현지인력에 경비를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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