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본부 공동본부장에 쏘카 이재웅…공유경제 개혁 시동(종합)
김동연 부총리, 혁신성장본부·남대문시장 돌며 현장 목소리 들어
"최저임금 재심의 요구 전례없으므로 진지하게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부가 민관합동으로 혁신성장업무를 전담하는 혁신성장본부 민간 공동본부장에 카셰어링 앱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선임한다.
규제개혁과 관련해 시동을 걸고 나갈 분야로 공유경제를 지목한 가운데, 승차공유 서비스 관련 규제개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혁신성장본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간에서 이재웅 대표가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혁신성장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에는 민간 쪽 목소리를 대변할 공동본부장을 선임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다음달 2일께 이 대표에게 위촉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재웅 대표는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 창업자로, 2008년 이후 경영에서 손을 뗀 뒤 올해 4월 쏘카 최대주주로서 경영 일선에 복귀해 최근 커플용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비트윈'의 개발사인 VCNC를 인수·합병했다.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 쏘카의 기술과 데이터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김 부총리는 "이 대표가 벤처 1세대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 대표도 흔쾌히 본부장 자리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앞서 규제개혁과 관련해 시동을 걸고 나갈 분야로 공유경제를 지목한 바 있다.
공유경제 중에는 카풀이 우선 정부가 관심을 둘 분야로 꼽힌다. 승차공유 서비스는 국내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우버엑스는 택시업계 등 반대와 단속·수사 등을 통한 당국의 압박에 한국 내 서비스를 포기했다. 출퇴근 시간대 카풀 서비스를 하는 벤처기업 '풀러스'는 규제 벽을 넘지 못해 구조조정으로 내몰렸다.
택시 승차거부나 승객 골라태우기 등 이용자 불편이 계속되자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웅 대표의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 영입을 계기로 공유경제를 막는 규제개혁이 본격화될지 눈길을 끈다.
이날 김 부총리의 혁신성장본부 방문은 본부 출범 약 한 달 만에 이뤄졌다.
기재부는 지난달 20일 민관합동으로 혁신성장 업무를 전담하는 혁신성장본부를 출범시켰다. 본부는 선도사업1팀, 선도사업2팀, 규제혁신·기업투자팀, 혁신창업팀 등 4개의 태스크포스(TF) 조직으로 구성됐으며 외부 전문가도 영입했다.
이날 팀별로 창업과 수소경제, AI·빅데이터와 관련한 전문가 회의를 진행했고 김 부총리도 회의에 참여했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본부는 보고서와 자기 자리, 위에서 지시 등 세 가지가 없는 조직으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큰 방향은 말하지만, 직원 각자가 알아서 현장을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성장본부는 다음 달까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규제 혁신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20∼30개 핵심규제는 공유경제와 개인정보보호, 원격의료 관련 규제 등 신산업과 신서비스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를 말한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본부 방문 후 남대문시장을 찾아 소상공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경기악화에 최저임금 인상, 외국인 관광객 수 감소, 무더위 등이 겹치면서 시장 상인들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재심의 청구와 관련해 "최저임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하반기 경제운용 측면, 고용, 자영업자 부담능력을 고려하면 (인상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의제기가 전례가 없으므로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당장 나흘 뒤인 다음달 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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