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차' BMW에 소비자 화났다…첫 집단소송

입력 2018-07-30 06:13
수정 2018-07-30 16:15
'불타는 차' BMW에 소비자 화났다…첫 집단소송



"차량 운행에 지장·리콜 조치 불충분" 주장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잇따른 주행 중 화재로 리콜(시정명령) 조치에 들어간 BMW 차량과 관련해 첫 소비자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화재를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자동차 이용에 제약이 발생해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봤다는 내용으로, 소비자의 적극적인 손해배상 청구 사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BMW 차주 4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067990]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일단 사용이익 침해에 따른 손해와 위자료를 합산해 손해액으로 각 500만원을 청구했다"며 "추후 감정 결과 등에 따라 손해액을 확대해 청구할 계획이며, 소송 참여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차주들은 소장에서 "차량이 완전히 수리될 때까지 운행할 수 없고 리콜이 이뤄지더라도 화재 위험이 완전히 제거될 수 없어 잔존 사용기한의 사용이익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BMW 코리아가 밝힌 리콜 계획은 내시경을 통해 차량을 검사한 뒤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모듈에서 결함이 확인될 경우 해당 부품을 교체한다는 내용인데, 추가적인 검사 없이 전부 교체하지 않는 한 화재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차주들은 이어 "리콜 대상에 해당하는 차량이 10만대가 넘기 때문에 부품 공급이 지연돼 리콜 실시 또한 지연될 것이 명백하므로 차량 운행에 계속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주들은 잇단 화재로 중고차 구매 수요가 급감해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게 됐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배상 책임 근거로는 BMW 코리아가 결함을 은폐한 정황이 있다는 내용이 소장에 적시됐다.

2015년부터 520d 차량에서 다수의 화재사고가 난 것과 관련해 제조사로서 EGR 부품에 대한 정밀 조사를 선제적으로 해야 했으나 이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하종선 변호사는 "디젤차의 경우 배출가스 저감장치 관련 부품이 계속 작동하면서 부품 온도가 400도까지 상승하고 이것이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EGR 부품이 조사 1순위였지만, BMW 코리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유럽과 달리 국내 판매 차량에만 국내 부품업체가 제조한 EGR 쿨러가 장착됐다는 점에서도 BMW 코리아가 EGR을 화재 원인으로 일찍 지목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2017년식 차량부터 설계 변경된 EGR 제품을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 측이 과거에 쓰던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주들은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됐다며 이에 따른 위자료도 함께 청구했다.

이와 별도로 직접 화재를 경험한 차주 1명도 BMW 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차주는 "BMW 코리아가 '보험을 통해 보상받은 경우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부당한 방침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신적 충격 등을 포함해 1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4D56A61D600006A9E_P2.jpeg' id='PCM20180726000269044' title='BMW 리콜 (PG)' caption='[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