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 뜨자 '의원모임' 기지개
초·재선 잔류파 중심 '통합과 전진' 결성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출범하자 당내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임을 하며 '정치풍향계'를 바짝 세우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참패 후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한국당 잔류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근 '통합과 전진' 모임이 결성됐다.
이 모임에는 김기선·김도읍·박대출·박맹우·윤영석·이완영·정용기 등 재선의원들과 강석진·민경욱·박완수·엄용수·이은권·송희경 등 초선들이 참여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도 비박(비박근혜)도 아닌 이른바 중립지대 의원들이 모여 합리적이면서도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로하스'(LOHAS)식 생활 보수를 추구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모임에 참여하기로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언론이나 당 밖에서는 한국당내 친박·비박 계파 갈등이 극심한 것으로 본다"며 "실상은 친박도 비박도 아닌 중간지대 의원들이 상당한 만큼 이들이 모여 새로운 보수이념을 주창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과 전진' 모임은 휴가철이 끝나고 이르면 내달 중 발족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당내에는 '포용과 도전', '보수의 미래 포럼' 등 공부 모임뿐 아니라 매달 셋째 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충청권 의원 모임과 같이 친목 도모 성격의 모임도 있다.초선과 재선, 4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각각 정례적으로 모임을 한다.
당내 특별한 계보가 없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치 재정립부터 인적 쇄신까지 혁신 작업을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창구로 당내 모임은 활성화할 전망이다.
의원들이 모여 일정 규모 이상의 세를 형성하면 '김병준 비대위'에 목소리를 내기도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의원 모임은 당내 권력지형과도 연관이 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임시 지도부인 '김병준 비대위'가 들어서기는 했으나, 아직은 공고한 구심점이 없다고 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주도권·리더십을 염두에 둔 모임들의 행보가 예상된다.
또한 비대위가 오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될 차기 지도부 탄생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모임을 통해 동향 파악 및 스킨십을 강화하는 '공천 눈치보기'도 예상된다.
한편 중진급의 당권 주자들도 이런 의원 모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당대회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내년 초께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앞서 미리 당내 의원들과 교류하며 세를 확장하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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