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안전요원도 주 52시간…오후 9시 퇴근에 안전망 '구멍'
근로 시간 초과로 밤 근무 불가…해수욕장 불법 행위에 속수무책
(부안=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해수욕장에서 인명구조를 책임지는 안전관리요원 퇴근 시간이 빨라졌다.
오후 9시면 해수욕장을 나서게 돼 안전사고 예방과 대처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북 부안군에 따르면 오는 8월 16일까지 관내 5개 해수욕장에 배치될 안전관리요원 59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한시적으로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로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이다.
59명 중 49명은 해수욕장에서 발생할 해상 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인명구조 자격증과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정면허를 갖췄다.
자격증 소지자는 통상 자격증이 없는 나머지 보조 요원과 조를 이뤄 근무한다.
지난 6일부터 주간 근무(10:00∼19:00)에 돌입했고 25일부터는 야간 근무(19:00∼21:00)에도 투입됐다.
이들은 일주일 중 6일 동안 하루 8시간 총 48시간을 근무한다.
1인당 평균 이틀 동안 야간근무에 들어가 주 52시간 근무 시간을 맞춘다.
사실상 해변에 피서객이 붐비는 오후 9시부터는 해상 안전을 책임질 요원이 없는 셈이다.
연일 한반도를 달구는 폭염으로 낮보다 야간에 해변으로 나서는 피서객이 더 많은 상황에서 안전요원의 부재는 사고 우려를 키운다.
지난 22일 밤 격포해수욕장 해변에서는 피서객 일부가 사고 위험이 큰 폭죽을 수없이 터트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더군다나 성인 남성 5명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해류에 휩쓸릴지 모를 야간 수영을 하기도 했다.
폭죽 사용과 야간 수영은 해수욕장에서 금지된 행위이지만, 이들을 제지할 안전요원은 어디에도 없었다.
부안군은 주 52시간제 시행과 예산 부족으로 인력을 밤늦게까지 운용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부안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안전관리요원을 선발했지만 근로 시간이 제한돼 있어 오후 9시 이후에는 근무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근무 시간을 달리하는 탄력근무제는 고려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늦게까지 피서객 안전을 책임지려면 근무자를 추가 선발해야 하는데 예산이 풍족하지 않다"며 "현재 인원으로 밤 근무를 편성하면 안전관리요원의 숙식을 해결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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