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간 피해 안 겪은 바다 불과 13%"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인간의 손길이 미지지 않은 채 잘 보존돼있는 바다는 전체의 13%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태평양의 외진 바다나 극지방 바다를 제외하고는 생태계가 잘 보존돼있는 바다는 지구 상에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대규모 고기잡이 선단을 비롯해 전 세계를 오가는 해상 운송 선박, 육지에서 유입되는 오염원 등이 기후변화와 한데 엮여 바다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호주 퀸즐랜드대와 야생동물보호협회(WCS) 연구팀이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나마 잘 보존돼있는 13% 가운데 불과 5% 만이 해양보존구역 내에 있어 나머지 바다는 언제든 오염될 수 있다는 것.
퀸즐랜드대 켄달 존스는 "잘 보존돼있는 바다가 얼마나 적은지 알고서 무척 놀랐다"며 "바다는 지구의 70%를 덮고 있지만 우리는 방대한 바다 생태계 대부분에 충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공해(公海) 보전조약이 시급히 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9월 열리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 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다뤄진다.
공해 상에서 고기잡이에 나서는 선박들에 각국 정부가 매년 지급하는 40억 달러(4조4천760억원 상당) 규모의 보조금이 삭감돼야 한다고 아울러 강조했다.
존스는 "공해 상에서 이뤄지는 조업은 보조금이 없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손길이 미치는 수준이 최저 10%인 바다를 잘 보존된 바다로 분류했다.
이런 바다는 대부분 공해 상에 있다.
하지만 보호되고 있는 바다는 드물다.
바다 탐험 및 고기잡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이 더 깊은 곳에서 고기를 잡고 더 먼 바다까지 나가게 되면서 생태계가 잘 보존된 바다도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기후변화도 바다 생태계 훼손에 한몫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북극 생태계는 빙산 덕에 잘 보존됐으나 이후 빙산이 녹고 고기잡이 배가 북극 깊숙이 들어가면서 훼손되고 말았다는 것.
이에 불구하고 인도양 서부 영국령인도양식민지의 먼바다 산호 서식 구역은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이다.
남극대륙에서는 주요 어업회사들이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과학자들은 1950년 이후 물속에서 산소가 충분하지 않아 생물이 살 수 없는 이른바 '데드 존'(dead zone)이 4배 증가하면서 해양이 질식상태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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