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야구 물오른 김동엽 "도루도 좋지만 홈런이 먼저"

입력 2018-07-27 09:16
작전 야구 물오른 김동엽 "도루도 좋지만 홈런이 먼저"

작년까지 통산 도루 4개였던 김동엽, 올해만 11도루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0년 만에 3연전 스윕을 달성한 24∼26일 홈 3연전에서 김동엽(28)은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자신의 장기인 홈런은 하나도 없었지만, 대신 빼어난 작전 수행으로 두산의 철통 내야를 흔들어놓는 데 성공했다.

3연전 첫날인 24일 경기에서는 프로데뷔 후 첫 번째 희생 번트로 선취점의 발판을 놨고, 25일에는 하루에만 도루 3개를 성공했다.

김동엽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중·고등학교 때와 미국에서 뛸 때를 포함해 실전에서 번트를 대본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타자들은 타격 훈련 때 가볍게 번트로 몸을 푼다. 그때 연습한 게 전부인 김동엽은 "4회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가니 (두산 포수인) 양의지 선배가 '설마 번트 대는 건 아니지'라고 물어봤다"며 "실제 성공하니 홈런처럼 기분 좋았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도루까지 마음먹은 대로 된다.

2016년과 2017년 도루 4개(5개 실패)가 전부였던 김동엽은 이번 시즌 87경기에서 11개(1개 실패)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25일에는 더블 스틸과 단독 도루, 딜레이드 스틸까지 모두 성공해 두산 내야를 흔들었다.

지금 페이스라면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도 꿈만은 아니다.

이미 홈런은 23개로 조건을 충족한 김동엽은 도루만 9개를 추가하면 된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충분히 20-20을 달성할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김동엽은 "솔직히 도루 3개를 하루에 하니 너무 힘들더라"며 "도루 10개가 넘어가니 욕심은 나지만, 그보다는 홈런을 더 치고 싶다"고 했다.

올해 SK의 특징은 부쩍 늘어난 도루와 번트다.

특히 대부분의 도루가 선수 판단이 아닌 벤치 사인인 점이 특징이다.

김동엽은 "정수성, 박재상 코치님이 뛰라고 할 때 뛴 것밖에 없다"며 "코치님이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덕분"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홈런 22개로 가능성을 보여준 김동엽은 올해 23개로 벌써 작년 기록을 추월했다.

지금 추세라면 장타자의 상징인 홈런 30개는 너끈하다.

김동엽은 "후반기 목표는 볼넷 20개"라며 "(정경배) 코치님이 전반기 볼넷 11개로 규정타석 타자 중 꼴찌라며 '후반기에 볼넷 20개만 얻으면 홈런 30개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적극적인 타자인 김동엽에게 볼을 고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좋은 공을 골라서 치려다 보니 가끔 독이 될 때도 있다"면서도 "도루도 출루해야 나오는 거니 후반기에는 더 많은 볼넷을 얻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