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강지광, 첫 1군 등판서 시속 155㎞…1이닝 2실점(종합)

입력 2018-07-26 22:23
SK 강지광, 첫 1군 등판서 시속 155㎞…1이닝 2실점(종합)

2009년 투수로 입단했던 강지광, 돌고 돌아 9년 만에 1군 마운드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SK 와이번스 우완 투수 강지광(28)이 입단 9년 만에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섰다.

강지광은 26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8-1로 앞선 9회초 등판, 1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24개(스트라이크 12개, 볼 12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SK 구단 측정 기준 시속 155㎞까지 나왔다.

강지광은 사연이 많은 선수다. 상인천중-인천고 출신인 그는 2009년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에 LG 트윈스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인천고 시절부터 시속 150㎞를 던져 주목을 받았던 그는 부상 때문에 드래프트 순번이 밀렸고, LG 입단 후에도 부상 때문에 1군에 한 번도 올라오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강지광은 방망이를 잡았다. 그리고 2013년 2차 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고 팀을 옮겼다.

넥센에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군 55경기에서 타율 0.207에 1홈런, 9타점으로 큰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LG 시절부터 강지광을 눈여겨보던 염경엽 SK 단장은 넥센 감독으로 일할 당시 그에게 투수 복귀를 계속 권했다.

결국 2018년 2차 드래프트에서 강지광을 뽑았고, 설득 끝에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올해 2군에서 줄곧 담금질했던 강지광은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남겼다.

성적은 특출하지 않지만, 대신 구속만큼은 1군의 누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았다.

SK 구단 관계자는 "퓨처스리그에서 올해 강지광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6㎞, 평균 구속은 시속 150㎞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강지광은 아직 투수로 다듬을 부분이 적지 않다. 타자와 싸우는 법을 1군 경기를 통해 배워나갈 예정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2군에서 성적이 좋다며 추천하더라"면서 "정열이 넘치는 선수라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 이적 후 처음 1군에 등록한 날 마운드까지 밟은 강지광은 좌충우돌한 끝에 힘겹게 경기를 마쳤다.

그는 1군 무대가 만만하지 않다면서 "어떻게 던졌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스트라이크를 이렇게 못 던져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던질 때마다 아팠던 강지광은 처음에는 타자를 고집했지만, 이제는 마운드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첫 번째 등판이라 감격스럽지만, 나의 부족함도 느꼈다"면서 "더 많이 연습해서 다음 등판에는 깔끔하게 막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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