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바바리안 데이즈·서재를 떠나보내며
골목길 역사산책: 개항도시편·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바바리안 데이즈 = 윌리엄 피네건 지음. 박현주 옮김.
미국의 유명 언론인인 저자가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을 함께한 서핑을 소재로 쓴 자전적 에세이. 책은 2016년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여름 휴가 때 지참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195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서핑 발원지인 하와이에서 자란 저자는 남태평양,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페루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파도를 탔다.
파도에 중독된 저자는 빠르고 두껍고 거친 파도와 만나며 느낀 감정들을 생생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전한다. 파도의 고장에 더 가까이 밀착하고자 현지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겪은 다양한 일화도 담겼다.
출판사는 "파도와 서핑을 통해 문명에서 벗어난 야만의 날들을 꿈꿨던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문명의 상징인 글로써 야만의 날들을 그려내며 파도와 인생에 관한 아름답고 장대한 기록을 탄생시켰다"고 소개했다.
서퍼 김대원 씨가 국내판 용어 감수를 맡았다.
알마. 660쪽. 2만2천 원.
▲ 서재를 떠나보내며 = 알베르토 망겔 지음. 이종인 옮김.
저자는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이자 번역자, 편집자이며 손꼽히는 장서가이자 독서가다. 현재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모종의 이유'로 프랑스를 떠나 미국 뉴욕 맨해튼의 침실 한 칸짜리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저자는 3만5천여 권의 장서를 창고에 보관할 책, 버릴 책 등으로 분류해 정리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저자는 서재를 '해체'하고 책들을 상자에 집어넣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에게 서재가 어떠한 의미인지, 책을 서가에 꽂거나 창고에 처박아두는 일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문학의 효용 가치가 의심받는 시대에 문학의 힘은 무엇인지를 곱씹는다.
원제 '패킹 마이 라이브러리'는 독일 문예평론가 발터 베냐민 에세이 '언패킹 마이 라이브러리'에 대한 애정을 담은 오마주다.
더난출판. 240쪽. 1만4천 원.
▲ 골목길 역사산책 개항도시편 = 최석호 지음. 신민식 펴냄.
골목길 역사산책 1권 서울편이 조선 건국부터 대한민국 정부수립까지 서울 골목에 서린 우리 역사를 이야기한다면, 2권 개항도시편은 근대 개항의 중심지이자 한국기독교 출발 무대였던 도시들을 돌아본다.
부산 영주동 산동네, 인천개항장 제물포, 광주읍성 밖 양림동 언덕배기 마을, 순천읍성 밖 매곡동, 목포개항장 북촌 등에 깃든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과 서울신학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루. 400쪽. 1만6천 원.
▲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정하린 옮김.
미국 사회운동가이자 교육자인 저자는 여든이 가까운 나이에 출간한 이 책에서 '나이듦'을 다뤘다.
책은 나이가 들면서 배우는 것들, 젊은이에게 창조적으로 관여하는 일, 영적인 삶, 세상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일의 중요성, 죽음 이후에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등 7가지 프리즘을 통해 나이듦을 사유한다. 각 프리즘에 맞는 다양한 에세이와 시도 곁들여 소개한다.
소설가 김훈은 추천의 글에서 아래와 같은 감상평을 내놓았다.
"파머의 글은 눈가리개를 벗은 가장자리의 시선으로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 조건들을 성찰하고 해체한다. 그는 영원, 초월, 구원, 해탈 같은 환상적 위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는 죽어야 할 운명에 순응하는 중생의 한계 안에서 중생의 언어로 인간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말한다."
글항아리. 280쪽.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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