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맞는 소방 구급대원' 여전…대구서만 6년간 48건
절반인 24건이 벌금형…"강력한 처벌만이 예방책"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지난 1월 새벽 시간대 한 소방 구급대원은 대구 한 식당 앞에서 몸싸움을 하던 시민 A(30)씨가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술에 취한 A씨는 자신을 돕기위해 다가오는 구급대원의 휴대전화를 뺏어 바닥에 던지고 목을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이처럼 대구에서 취객이나 민원인이 소방 구급대원을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되풀이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대구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소방 구급대원이 민원인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48건이나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3년과 14년 각 8건, 2015년 7건, 2016년 11건, 2017년 10건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건이 발생했다.
매년 이런 폭행이 반복되는 것은 가해 시민들에 대한 법원의 처분이 너무 관대하기 때문이다.
소방 구급대원을 폭행하면 119 구조·구급활동 방해죄 등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지만 대부분이 벌금형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단적으로 2013년부터 대구에서 발생한 48건 가운데 벌금형이 24건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또 집행유예 14건, 기소유예 1건이고 나머지 9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 소방 관계자는 "출동할 때 언제 폭행을 당할지 몰라 의욕이 떨어지고 트라우마까지 생긴다"며 "솔직히 현장에 나가는 것이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법원이 최근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이다.
법원이 예전에는 가해 시민들에게 주로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2015년부터는 벌금형보다 더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대구시민 김형주(34)씨는 "현장에서 고생하는 구급대원들은 시민들이 먼저 지켜야 하고 강력한 처벌을 통해 매 맞는 소방관이 더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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