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트럼프에 건넨 축구공에 도청장치가 들어있다?
송신칩 내장, 안보 우려 지적…전문가 "도청엔 적합치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 16일(현지시간)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축구공을 건네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정상회담 후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월드컵 성공적 개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에 화답하는 의미로 푸틴 대통령이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즉각 '도청 우려'를 제기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만약 (공을 선물받은 게) 나였다면, 축구공에 도청장치가 없는지 확인하고 축구공을 백악관에는 절대 들여놓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기사에서 이러한 우려가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인 아디다스의 '텔스타 18'은 제품 자체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이 탑재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아디다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NFC칩을 탑재한 텔스타 18을 소개하면서 NFC칩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텔스타 18 축구공에 국제축구연맹(FIFA) 로고와 함께 와이파이 신호 모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 부분에 NFC칩이 내장돼 있다.
이 위치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축구공과 관련한 각종 정보, 선수들의 동영상 등 여러 콘텐츠를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와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축구공에도 바로 이 송신칩이 있을 것이라며 보안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미 비밀경호국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받은 모든 선물은 철저한 보안 검사를 거친다"며 "우리는 보호책임의 수단과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든 일반적으로든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과 아디다스 측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준 축구공에 이러한 송신칩이 들어있을지라도, 반드시 안보 위험을 내포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스콧 쇼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기술이 스파이 활동을 위해 쓰일 것 같지는 않다"며 "미 대통령이 받은 어떤 선물이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철저한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버는 "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에 쓰이는 기술로, 일반적으로 두 기기를 2㎝ 이내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 갖다 대야 가능하다"며 "누구라도 사악한 동기를 가진 이라면, 잘못된 기술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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