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이번 폭염, 고통 넘어 살인적…인명 피해 없어야"
12호 태풍 '종다리' 진로 예상 어려워…"만약 온다면 28∼29일 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연일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청이 사실상 '살인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 고위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지난 11일 이래 계속되는 폭염과 관련해 "견고한 고압부가 자리 잡고 있는 기압계 배치 상황을 고려하면 쉽게 수그러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26일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 기압계를 흐트러뜨릴 수 있는 변수는 태풍"이라며 "제12호 태풍 '종다리'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나라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지만,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름을 지은 12호 태풍 '종다리'는 전날 오전 3시께 괌 북서쪽 약 1천110㎞ 해상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강한 고기압 영역에서 움직이는 태풍의 진로와 강도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고, 특히 '종다리'는 이동 속도가 시속 3∼6㎞ 정도에 불과해 전망하기가 더 힘들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종다리'는 고압부 내에서 태풍의 상하층이 분리돼 약해질 확률이 높다"며 "또한 고압부 내의 작은 기압계와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종다리'가 일본 본토를 통과해 30일 오전 9시께 독도 동쪽 약 120㎞ 해상에 있을 것이라는 현재 예상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는 전제하에 "만약 '종다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면 28∼29일에 비가 올 것이다. 강수 지역은 동해안으로 국한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전역에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 경보가 발효돼 있다.
지난 24일 경북 의성의 낮 기온은 39.6도를 기록했다. 이는 부산 1904년, 서울 1907년 등 현대적인 기상관측 장비가 도입된 20세기 초반 이래 역대 기록 관측상 전국 5위에 해당한다.
같은 날 비공식 기록상으로는 경북 영천(신령), 경기 여주(흥천)의 수은주가 40.3도까지 치솟았다.
이 관계자는 "이번 폭염은 국민이 불편함이나 고통을 느끼는 정도를 훨씬 넘어 아까운 생명이 희생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모든 분의 노력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사회 안전망이 작동해 더는 인명 피해가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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