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논란에 편의점 가맹문의 '뚝'…GS25, 포상금까지 걸어

입력 2018-07-26 06:15
수정 2018-07-26 11:01
최저임금 논란에 편의점 가맹문의 '뚝'…GS25, 포상금까지 걸어

본사 "점포 확대 아닌 생존 차원" vs 점주 "상생보다 점주 모집에 혈안"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편의점주들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부 편의점 본사가 사례비까지 내걸며 신규 가맹점주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GS25 가맹점주 등에 따르면 GS25 본사는 지난 24일 자사 편의점 경영주들에게 '경영주 소개 포상비 프로모션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본사는 이 공문에서 "창업을 희망하시는 예비경영주님 소개를 부탁드린다"라며 소개한 예비경영주가 면담을 통과할 경우 1명당 1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경영주당 지급비용에 제한이 없어서 기존 점포 경영주가 소개한 10명의 예비 경영주가 모두 면담을 통과하면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구체적 사례도 들었다.

해당 프로모션 기간은 7월 25일부터 오는 12월 31일이라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소개한 예비경영주가 실제로 점포를 열 경우 '경영주 소개' 포상금으로 50만원을 지급하고, 편의점이 들어서기 좋은 자리를 알려주는 '입지 소개' 포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공문에 담겼다.

경영주·입지 소개 포상금은 기존에도 시행하던 정책이다.

그러나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적절한 사람을 소개하기만 하면 사례금을 주겠다고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편의점 본사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것은 국내 편의점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최근 최저임금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빅3'(CU·GS25·세븐일레븐) 편의점의 점포 순증(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것)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천378곳에서 올해 상반기 1천7곳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주요 편의점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1∼4%였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0∼1%대로 낮아졌다.

GS25 본사 관계자는 "해당 공문을 보낸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신규 가맹문의가 뚝 끊기고 기존 점포도 경영주들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사업 유지를 위한 생존 차원에서 나온 대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점주들 사이에서는 편의점 업계 본사들이 기존 가맹점주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보다 가맹점 확대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편의점주들은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 이후 내년도 최저임금도 10.9% 인상이 결정되자 인건비 압박을 견딜 수 없다며 정부에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을 요구하는 한편 본사에 가맹 수수료 인하 같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GS25 점주는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증가로 편의점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데 본사는 제 배 불리기에 급급하다"며 "추가 상생정책을 할 재원은 없고 포상비 재원은 있단 말이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점주는 "본사의 포상금 정책이 마구잡이로 편의점 수를 늘려 편의점 과당경쟁을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GS25 본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근접출점 제한 원칙(동일 브랜드 250m 이내 신규 출점 금지)을 지키고 있고, 점주들을 위한 상생정책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gatsb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