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서 악재 또 악재…폭격 맞은 바이오株(종합)
삼바에서 중국 백신파동까지 충격…"관망세 더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바이오·제약주가 연이어 터진 악재에 곤두박질치고 있다. 당분간은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있어 투자자들의 한숨만 커지는 양상이다.
바이오·제약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코스닥시장은 25일 다시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8포인트(1.66%) 내린 748.89에 장을 마쳤다. 작년 12월 21일의 740.32 이후 최저치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5.78%), 메디톡스[086900](-3.67%), 신라젠[215600](-7.95%), 바이로메드[084990](-5.24%), 셀트리온제약[068760](-4.93%), 코오롱티슈진[950160](-5.71%) 등 대표적인 바이오주들이 큰 폭으로 내렸다.
코스피시장에서도 셀트리온[068270](-5.28%)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5.36%)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헬스케어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날 4.37% 떨어져 연중 최저치인 3,600.39로 마감했다.
이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최근 6주째 연속 하락하고 있다.
크고 작은 악재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데 따른 것이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만 해도 금융당국의 심의는 일단락됐지만,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아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한때 신약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던 네이처셀[007390]은 회사 대표가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네이처셀은 자회사들이 최근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락 폭을 더 키웠다. 네이처셀의 이날 종가(6천310원)는 올해 3월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6만4천600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바이오 종목들이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대형주까지 하락세에 가담했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테마 감리를 벌이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금감원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회계 처리를 적정하게 했는지 현재 감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이 해당 기업의 연구개발비를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처리하라고 요구하면 장부상 이익 규모가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한 비중이 비교적 높다고 알려진 오스코텍[039200](-5.49%), 차바이오텍[085660](-4.78%), 네이처셀(-7.88%) 등이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에서는 가짜 백신 사태가 터졌다. 생산 기록 조작 등으로 불법 제조한 백신이 대거 유통됐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중국 증시에서는 헬스케어 분야 전체가 급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덩달아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한층 더 위축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제넥신[095700]은 기대하던 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투여 임상계획을 발표했고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인보사의 중국 수출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는데도 이런 대형 호재가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기대감이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성장 기대감과 실적 신뢰가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여전히 주가가 높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수준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28%를 차지하는데 회계감리 등으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2분기 실적을 확인할 때까지 관망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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