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드루킹 체포 직전 숨긴 USB 확보…정밀 분석(종합)
60GB 분량…김경수-드루킹 보안메신저 대화 등 유의미 증거 다수
'서유기' 오후 소환…댓글조작 정치권 연루 여부 조사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강애란 기자 =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지난 3월 체포되기 직전 댓글조작 활동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저장해놓은 USB(이동식저장장치)를 확보했다.
25일 특검팀에 따르면 드루킹은 지난 18일 특검 소환조사 당시 변호인을 통해 그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다른 회원에게 은닉을 부탁했던 128GB(기가바이트) 용량의 USB 1개를 제출했다.
약 60GB가량이 채워진 USB에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을 한 내역과 함께 드루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보안메신저 '시그널'로 나눈 대화 내용 전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루킹이 김 지사 등 정치권 인사를 만난 일지와 당시 대화 내용 등을 기록한 문서 파일 등도 USB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B는 드루킹이 3월 21일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체포되기 수일 전에 만든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드루킹은 특검에서 USB에 걸려 있던 암호 역시 스스로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드루킹 일당이 암호화한 자료를 해독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특검은 USB에 담긴 문서 파일 중 상당수가 수사에 유의미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고 보고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게 아니냐는 핵심 의혹을 들여다보는 특검의 수사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드루킹의 핵심 측근이자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의 개발·운용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 '서유기' 박모(30·구속)씨를 소환한다. 지난 21일 조사 이후 4일 만이다.
박씨는 2016년 10월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에 동석한 인물인 만큼 특검은 USB에서 확보한 물증을 바탕으로 김 지사의 시연회 참석 여부 등 정치권의 연루 정황을 확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bangh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