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유착의혹 여진에 스캔들 수사까지…꼬이는 이재명
"SBS '그알' 오보다" 사흘만에 반박자료…법적대응은 주저
靑진상규명 청원 10만 육박…경기도정 안정적 운영 '빨간불'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로부터 종합보고서를 전달받고 시장·군수 간담회를 취임후 처음으로 개최하며 본격적인 도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이날 시장·군수 간담회에는 31명의 기초 지자체장 가운데 은수미 성남시장만 유일하게 불참했다.
개인 일정을 이유로 댔지만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지사와 함께 '조폭 유착 의혹'이 제기된 마당이어서 이 지사와 한 자리에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씨가 분당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오래전 김씨는 스캔들의 중심인물인 배우 김부선씨를 지상 인터뷰한 적이 있다.
25일에는 김어준씨에 이어 김부선씨의 SNS 사과문을 '대필'해 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주진우 기자가 참고인으로 경찰에 출석한다.
이래저래 이 지사한테는 곤혹스러운 상황의 연속이다.
이 지사가 '형수 욕설 파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등 악재를 딛고 전국최대규모의 지자체장에 당선됐지만, 이처럼 한 달 남짓만에 조폭 유착설에 더해 여배우 스캔들까지 재조명받으며 '새로운 경기도'라는 취임 일성마저 힘을 잃는 양상이다.
이 지사 측은 지난 21일 '그것이 알고 싶다'의 보도 이후 사흘이나 지난 이 날에서야 보도자료를 내 "사실관계 확인 안 된 채 명백한 오보"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지사와 성남지역 폭력조직인 국제마피아파와의 유착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사례의 오류를 지적하면서다.
성남시장 시절 우수중소기업인으로 시상한 코마트레이드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설립했지만, 적격 업체라는 것과 인권변호사 시절 변론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과는 서로 달라 코마트레이드 설립자가 조폭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 요지다.
이 지사 측이 보도 이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냈으나, '그것이 알고 싶다' 본방송 전에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반박문과 비슷한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게다가 선거운동 당시 형수 욕설 파일 등 네거티브 공세마다 강력한 법적 대응 방침을 공언했지만, 이번에는 언론사를 상대로 한 반론권 청구 등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조처로 맞서고 있다.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이 지사의 해명 인터뷰도 적지 않게 다룬 만큼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후속보도의 가능성을 시사한 터라 섣부른 맞대응이 화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이 지사와 조폭 간 유착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이 지사를 파면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국민청원이 400건을 넘었다. 특히 '불법폭력조직 코마트레이드와 연루된 성남시장 은수미와 경기도지사 이재명 즉각 사퇴하라'는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9만9천명에 달하는 청원인원이 몰렸다.
이에 따라 지역 정계에서는 "이 지사가 취임 초부터 스텝이 꼬이며 도정에 전념하기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 몰렸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추가보도 가능성이 있어 조폭 유착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장기화할 경우 도정의 안정적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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